'정규직 20%' 우리은행 인턴의 경쟁력 비결은

일자리창출 금융서포터스가 뜬다우리금융 인턴십 거친 우애리씨, 입행 4개월 만에 대출업무도 척척3개월 지점 근무,월별 리포트 과제 수행.."빠른 업무 적응에 도움"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3개월 동안 지점 인턴으로 빡세게 일한 경험이 지금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서울 서여의도 지점에서 근무 중인 우애리(26ㆍ여)씨는 우리금융지주의 '청년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 60명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선발한 인턴은 2500명. 이 가운데 1500명이 우리은행 인턴으로 배정됐으니 25대1의 경쟁률을 뚫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우 씨는 입행한 지 4개월이 안된 새내기지만, 예금 입출금 뿐만 아니라 카드, 원금 상환, 대출 업무까지 척척 해낸다. 최근 금리가 올라가면서 돈을 맡기려는 손님이 많아진 탓에 업무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회사 실적도 나아지고, 업무를 더 빨리 익힐 수 있어 좋죠"라며 의욕을 보였다. 은행 정규직으로 선발되기까지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 씨는 "우리은행은 정규직 전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라며 "설사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해도 다른 금융업체에 취업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우리은행 인턴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채용한 정규직 사원 가운데 20%를 인턴 출신으로 메꿨다. 인턴십을 거쳐 정규직으로 가는 코스가 정례화된 것이다. 우리금융의 청년인턴십 제도는 '만들어진 인재'를 외부에서 스카우트하기 보다는 내부에서 밑바닥부터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이팔성 회장의 소신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평소 금융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미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과 현대, 포스코처럼 로열티 강한 인재를 육성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의 3개월 인턴십은 아주 타이트하다.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감당해야 하는 커리큘럼이 만만치 않다. 아침에 출근해서 서류 복사 등 단순업무만 하다가 집에가는 인턴과는 거리가 멀다. 우 씨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서울 대방동 지점에 배치돼 창구별 순환업무를 소화했다. 전담 멘토로부터 업무 매뉴얼 숙지 능력을 점검받고, 개인 및 기업고객 상담에서 여수신 업무도 테스트했다. 여기에 매월 지점장이 정해주는 과제를 리포트로 제출해야 한다.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비전이 확고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힘든 과제들이다. 그는 "타 은행 벤치마킹, 20~30대 카드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 지점장으로서 점포 운영 노하우 등의 과제를 부여받고 리포트를 냈는데 지점장께서 좋게 봐주신거 같다"며 "실무경험을 주도적으로 해볼 수 없었던 점은 조금 아쉽지만, 정규직으로 일해보니 인턴기간 배웠던 경험이 하나하나 소중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인턴십에 대한 우리은행 내부 평가도 긍정적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함과 동시에 인턴십 기간 동안 검증된 우수인력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며 "인턴의 경우 총 17주의 실전 훈련을 받고 업무에 배치되는 만큼 업무 적응력과 성과 창출 기여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올해에도 1500명의 인턴을 채용한 뒤 최고 30%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서 가장 큰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우리은행은 또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취업포털 워크넷을 통해 일자리 중개에 나서 구인 기업과 취업자에게 대출금리, 수수료 보증요율을 책정할 때 우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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