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채당 1000만원대.. 단지 통째로 사들여
대전 선화동에 위치한 현암 에버드림주상복합. 감정가 79억1000만원에서 31억6천만원에 낙찰됐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통경매가 인기다. 아파트 단지 전체를 법원 경매를 통해 낙찰받는 통경매 물건이 속속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 이들 물건은 지방 경기 침체시 미분양으로 전락해 공사가 중단된 '유령아파트'로 지역에서는 흉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부산, 대전 등 지방 경기가 살아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거액의 자금이 경매시장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20가구이상 통경매 절반 낙찰= 9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2월말 현재까지 20가구 이상으로 구성된 통경매 물건 57개 중 27개가 낙찰됐다. 낙찰된 총 가구수는 2678가구로 서울 1건, 경기 3건, 인천 1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지방 물건이다. 지방 미분양 적체가 건설사들의 도산으로 이어지면서 경매시장에 내몰린 물건들이 속속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물건은 유치권, 예고등기, 선순위가처분 등 갖가지 권리분석상 악재로 최소 3회 이상 유찰된 뒤에나 낙찰되고 있다. 거액의 자금이 몰리고 있으나 실질 낙찰가격은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장백아파트 전경.
◇채당 1000만원에 '유령아파트' 매입= 울산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언양교동장백공공임대아파트 1540가구(건물 5만4021㎡)는 161억711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464억8179만원의 34.8% 수준이다. 한 채당 1050만원 가량에 아파트 단지 전체를 매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원 원주 레시빌아파트는(토지 1만1120㎡, 건물 1만2656㎡)는 감정가 177억8500만원에 나와 29억8912만5000만원(17%)까지 떨어졌다가 71억5000만원(40.2%)에 낙찰됐다. 가구당 3575만원선에 아파트 4개동(200가구), 상가동 등을 통째로 사들인 셈이다. 전남 순천 구례읍 봉북리 주석위드아파트는 총 83가구가 87억6500만원에 감정 평가됐다가 40억 1100만원(45.8%)에 집주인을 찾았다. 가구당 4832만원선에 거래가 된 셈이다. 대전 선화동 현암 에버드림임대아파트(토지 1330㎡, 건물 1만1737.3796㎡)도 감정가 79억1000만원에서 31억6000만원(33.9%)에 낙찰됐다. 가구당 3853만원선에 사들인 셈이나 매각 대금이 아직 입금되지 않은 상태로 재경매 가능성이 농후해진 상태다. ◇지방, 경기 뜨거워 수익성 보인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낙찰을 받으면서 지역별 낙찰가율의 등락 폭도 들쑥날쑥이다. 지난 1월 강원지역의 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낙찰가율)은 48.85%에서 92.39%로 43.54%P나 폭등했다. 이어 대전도 62.37%에서 97.12%로 34.75%P나 급등했다. 1월달 통매각 물건이 낙찰되면서 지역 전체의 낙찰가율을 급락시켰다가 다시 회복된 셈이다. 대부분 낙찰된 물건들은 공사가 60~70% 가량 이뤄진 단지로 낙찰자들은 이들 단지를 새로 건설하거나 공사를 마무리해 분양하는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기간 방치돼 유령아파트로 전락한 만큼 철거 후 신규 단지를 조성하거나 개보수 후 공사를 마무리해 사업성을 높인 다음 분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통매각 물건의 경우 수익성 타진이 최우선"이라며 "지방 경기 활성화로 자금력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몰려 향후 분양성을 좋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 미분양으로 건설사들이 대거 무너졌다. 이들이 짓던 아파트도 유령아파트로 전락해 지역의 흉물로 변했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따라 유령아파트의 분양성을 제고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유령아파트가 인기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전 선화동에 위치한 현암 에버드림주상복합. 감정가 79억1000만원에서 31억6천만원에 낙찰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황준호 기자 rephwang@ⓒ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