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어제 가구당 월 평균 통신비가 13만6682원으로 전년에 비해 4.8%가 늘어나 관련 통계를 조사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계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1%로 식비(12.4%)와 학원 및 보습교육비(7.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그렇지 않아도 물가고에 시달리는 가계에 통신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통신비 지출이 증가한 가장 큰 요인은 10만3370원에 이른 이동전화 요금이다. 전년에 비해 8.5%가 늘어났다. 전체 통신비 지출의 75.6%에 이른다.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 초당 요금제 도입을 이유로 이동전화요금이 급증한 것은 요금 때문이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그런 측면이 있다. 스마트 폰의 다양한 기능이 요금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고 해서 통신사들의 책임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시장이 커지고 단말기 값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진입 초기에 높게 책정한 요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계층별, 연령별 다양한 소비수요에 맞춰 요금체계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정액 요금의 인하, 가입비 폐지, 청소년 요금제 등과 같은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소비자들이 반강제적으로 가입하는 비싼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만 해도 그렇다. 단말기 보조금 명목의 마케팅 비용은 가입자에게 2~3년에 걸쳐 비싼 정액 요금제로 고스란히 회수하고 있는 셈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지난해 7조5000억원에 이르는 마케팅 비용을 썼다고 한다. 그 비용을 조금만 줄여도 요금을 인하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요금은 낮지만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는 제공하는 가상 이동통신망사업의 활성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또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저가의 보급형 기기 공급을 더 늘려야 한다. 똑같은 스마트폰이 해외보다 국내 가격이 비싼 구조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에이스'는 국내에서는 60만원대지만 영국과 미국에서는 40만원대라고 한다. 역차별 논란이 일 수 있는 만큼 합리적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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