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협회 "할인율 상향..협조 필요"-SKT "자생력 없이 날로 먹으려는 심보"[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23일 최호 온세통신 대표이사와 장윤식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을 비롯해 이동통신사의 망을 임대해 이를 재판매하는 6개 재판매사업자(MVNO)들이 서울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들 두 CEO는 이날 MVNO들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정부와 SK텔레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SK텔레콤의 협조를 요청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CEO는 과거에 SK텔레콤에서 녹을 먹었다. 직원들은 임금인상, 복지혜택 확대 등을 요구하고 회사측은 '이 정도면 된 것 아니냐. 더 이사의 추가요구는 어렵다'는 노사협상을 연상케 한다. 장윤식 KCT 사장이 "SKT가 MVNO를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지만 SK텔레콤측은 "MVNO 사업자들이 자체 경쟁력 확보보다는 정부와 SKT의 지원만을 요구하고 있다"는 말로 불만을 표출,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MVNO 예비사업자 "정부, SKT 협조해달라"=이날 온세텔레콤과 한국케이블텔레콤(KCT)를 비롯한 6개 MVNO 사업자들은 "현재 도매대가 할인율인 44%로는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하다"면서 "정부와 SK텔레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MVNO사업자 협회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최호 온세텔레콤 사장은 "MVNO 사업이 활성화 되면 소비자들은 최대 30%에 달하는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면서 "통신비 가계 부담율이 높은 현재 서민 물가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되는 정책임은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 상생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사장은 지난 2002년 SK텔레콤 대구지사장를 끝으로 SK텔레콤을 퇴직, 독립했다. SK 텔링크 네트워크본부 본부장과 SK 텔레콤 정책협력실 임원을 지낸 장윤식 KCT 사장도 이날 발언대에 섰다. 그는 "의무제공사업자인 SKT가 MVNO를 더이상 경쟁상대가 아닌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해 주길 바란다"면서 "정부 역시 이통 3사에 유지해오던 유효경쟁정책을 MVNO에도 적용해 3년 정도는 육성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통신서비스는 많이 판매하면 할수록 원가가 싸진다"면서 "현행법상 도매대가 할인율은 최대 44%로 정해져 있지만 이를 50~60% 수준으로 올려야 정부의 정책 의도인 20% 이상 요금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MVNO사업자협회는 도매대가와 별도로 통신사의 음성, 데이터, 문자메시지 등 서비스별 회계분리를 요구했다. 현재 대부분의 신규가입자가 스마트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만큼 월 정액 요금제에서 각 서비스별 회계처리 기준을 별도로 해야 MVNO 사업시 도매대가 할인율 수준이 예측 가능하다는 얘기다. 단말기 수급 역시 SKT가 수급한 단말기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설비 이용에 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T "MVNO 예비사업자, 날로 먹으려는 심산"=자사 임직원 출신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SK텔레콤측은 단호한 입장이다. 의무재판매사업자인 SKT는 MVNO 예비사업자들의 요구에 "(자체 경쟁력 확보에는 관심없고) 날로 먹겠다는 심산"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예비 MVNO 사업자가 스스로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SKT에 의존하려 한다는 것이다.SKT 관계자는 "이미 수년전부터 도매제공 제도 도입이 논의돼 MVNO 사업자들 스스로 사업준비를 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정부와 SKT의 지원만 요구하고 있다"면서 "자생력 없이 할인율 인하를 요구하고 휴대폰 제조업체와 직접 협상해야 하는 단말기 수급 문제까지 기존 이통사에게 기대겠다는 것은 날로 먹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SKT는 MVNO 사업의 경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사업자도 가능해 자칫하면 해외 유력 MVNO 사업자에게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T는 MVNO 사업자들은 통신료 인하를 볼모로 한 MVNO측의 요구도 일축했다.SKT 관계자는 "버진모바일을 비롯한 해외 유수의 MVNO 사업자들은 현재 도매대가 할인율보다 더 낮은 상황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국내 MVNO는 물론 기존 이통사까지 고전하게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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