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총파업 돌입..정부와 유혈 충돌 우려

수에즈 운하 노동자 동참..운하는 정상운영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지난달 2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에서 노동자들이 9일 총파업에 돌입해 또 한번의 유혈 충돌이 예상된다. 무바라크 일가의 은닉 재산이 700억달러(약 78조원)에 이른다는 월드뱅크의 발표가 총파업에 불을 붙였다. 노동자들은 9일 의회, 내각, 보건부가 모여있는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인근 청사에 몰려가 은닉 재산의 출처를 따지는 구호를 외쳤다. 전날 총궐기 집회에 수십만명이 운집했던 타흐리르 광장에는 이날도 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였다.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도시 중심으로 전개되던 민주화 요구 시위는 남부 아시우트주 등 농촌으로 번져가고 있다.총파업에는 수에즈운하관리국 소속 노동자 1500명이 연좌농성에 돌입한 것을 비롯해 철도, 버스, 철강, 섬유제조, 음식료, 병원 등 산업 각 분야 노동자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각 지역별로 모여 무바라크 퇴진과 함께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국제사회가 석유운송 때문에 우려하는 수에즈 운하는 정상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선적 노동자들이나 운하관리 기술자들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어 파업이 지속될 경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집트 총파업 소식이 전해진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 당 86.71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런던선물시장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 당 102달러 이상에서 거래돼 이집트 사태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오마르 슐레이만 부통령은 지난 8일 "'시민불복종'은 사회에 매우 위험하며 우리는 이를 참을 수 없다"고 경고해 유혈사태가 예상된다. 시민들은 슐레이만의 발언에 이어 대규모 강경 진압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시위 초반에 시위대에 직접 발포하는 등 탱크와 군인을 앞세운 강경진압으로 많은 희생자를 냈다. 지난 5일에는 반정부-친정부 시위 간 유혈 충돌이 빚어졌다. 유엔과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등은 지금까지 300명 정도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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