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이집트 정부가 8일(이하 현지시간) 개헌위원회 설치 등 개혁안을 발표했으나 반정부 시위대는 '정부의 시간끌기일 뿐'이라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반정부 시위 15일째인 이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수십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오마르 슐레이만 부통령은 8일 방송을 통해 정치개혁과 언론자유보장을 약속하고, 개헌위원회, 개혁실행감독위원회 등의 즉각 설치와 반정부-친정부 시위대 간 폭력사태에 대한 조사위원회의 차후 설치를 발표했다. 슐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은 집회와 시위를 방해하거나 언론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는 그러나 정부 발표를 불신하고 있다. 시위대의 핵심 요구인 독재자 무바라크의 퇴진에 관해 진전된 입장이 없기 때문이다. 무바라크가 오는 9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제외하면 이집트 정부는 즉각적 정권 이양에 관해서는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반정부 운동 관계자들은 정부가 부분적 개혁 조치로 시간을 끌면서 사태를 수습하고 현 정권을 유지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시위대는 무바라크가 퇴진하기 전까지는 '절반의 혁명'에 불과하다며 전선을 가다듬고 있어 반정부 시위 열기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타흐리르 광장 시위에는 수십만명이 운집했으며, 이 중에는 시위에 처음 참가한 전직 고위관료, 법률가, 은행가 등도 있었다.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으로 시위를 독려하다 12일 간 구금당해 영웅으로 떠오른 구글 직원 와엘 그호님도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모습을 보였다.구글은 트위터 이용이 제한된 이집트 사정을 고려해 음성메일을 남기면 온라인사이트에 전송되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해 이집트 시위대를 돕고 있다. 반정부 운동 관계자들은 오는 11일 다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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