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선임 '중요변수'로 떠올라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신한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최대 주주인 BNP파리바 사외이사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그동안 재무적 투자자로 알려져 있던 BNP파리바의 투표권 행사 가능성에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 결산 이사회 직후 특별위원회를 열어 26명의 1차 차기 회장후보군을 4명의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차기 회장 유력 후보인 류시열 지주회장과 필립 아기니에 BNP파리바 이사의 투표권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예정이다. 숏리스트(short list) 구성까지는 문제가 없겠지만 오는 14일 단독후보 추천을 통해 사실상 차기 회장이 결정되는 오는 14일 특위에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은 류 회장과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특히 특위위원 9명 중 류 회장과 전성빈 이사회 의장(서강대 교수),윤계섭 특위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 김병일 사외이사(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 4명의 국내 사외이사들이 류 회장 쪽으로 분류되고 있고, 정행남ㆍ김요구ㆍ히라카와 요지ㆍ김휘묵 이사 등 4명의 재일교포 이사가 한 의장을 밀고 있어 BNP파리바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아기니에 이사는 줄곧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해 오다 지난해 11월 라응찬 전 회장의 등기이사직 유지 논란 당시 재일교포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물론 지난 2005년 5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당시 합병 방식을 놓고 신한 중심의 흡수통합을 주장한 라 전 회장과 대립하는 반대 사례도 있었다. 문제는 BNP파리바가 투표권을 행사할 권리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 신한금융은 지난 2008년 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보낸 기밀 공문에서 "BNP파리바가 신한금융의 지분 6.3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단일 주주지만 그 역할은 리스크 관리에 국한되며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인 BNP파리바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투표에 참여하는 건 FRB에 보낸 공문과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그러나 신한금융측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금까지 주요사안에 대해 투표권을 행사해 왔는데 이번에만 제외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대해 투표하는 건 상법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법상으로는 BNP파리바의 투표권 행사를 제재할 수는 없다"며 "여타 국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외국계 주주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따로 이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BNP파리바가 미국 감독당국에 재무적 투자자로 보고돼 있다면 투표권 행사에 앞서 미 감독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인데, 이에 대한 BNP파리바의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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