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1월 소비자물가가 2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유럽연합 통계국인 유로스타트는 31일(이하 유럽 현지시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잠정치)이 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10월 이후 최고치다. 또한 지난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2%와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 2.3%를 모두 웃돌았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9%에서 이번달 2.0%로 올랐다. 지난달 독일 수입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12%나 상승해 29년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스페인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3.0% 상승하면서, 지난달 2.9%를 상회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 3.3%에는 못 미쳤다. 유가 상승이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는 지난 6개월 동안 24%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상할 지 주목된다. ECB는 다음달 3일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갖는데, 이 때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논의한다. ECB의 목표 인플레이션은 ‘2% 이하’로, ECB는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올해는 약 1.8%, 내년에는 약 1.5%로 전망한 바 있다. ECB는 현재 1%의 기준금리가 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지난 26일 “ECB는 물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위르겐 슈타르크와 기 콰당 ECB 정책이사 역시 지난 26일 “ECB는 근로자들이 2차효과(고유가가 전반적인 물가를 상승시키는 현상)로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현재 독일 석유화학 근로자들은 7%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28일 서독일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난해 6월 대비 2.8% 인상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유럽 각국의 긴축정책으로 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ECB가 금리를 올리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제전망·분석기관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유럽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지역 물가는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과잉설비, 아웃풋 갭(output gap ;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차이) 확대, 고실업률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은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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