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앞뒤 바뀐 출혈전쟁..R&D 뒷전 마케팅만 혈안

5년간 R&D 비용 줄여 가입자 유치 집중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임선태 기자]"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통신 3사 최고경영자의(CEO)들의 말과 행동은 달랐다. 통신 3사는 지난 5년간 서비스 개발을 위한 투자 비용을 매년 줄이고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은 계속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말과 달리 출혈경쟁만 벌이고 서비스 개발은 뒷전이었던 것이다.28일 본지가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최근 5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이 5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용 지출 비율은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줄인 회사는 KT다. KT는 2006년(KTF와 합병전) 3.18%였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93%로 1.25%포인트 감소, 통신 3사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KT의 연구개발비율은 지난 2007년까지 3%대를 유지하다가 2008년 3% 아래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2%대 벽이 깨졌다. SKT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33%였다. 지난 2006년 2.7% 대비 0.34% 감소한 수치다. SKT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 2006년부터 2010년(3분기말 기준)까지 5년 연속 감소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은 0.5%로 지난 2006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7∼2009년 LG유플러스의 평균 연구개발비율은 0.7%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새로운 서비스 개발 등에 투자되는 연구개발 활동이 위축된 반면 가입자수를 늘리기 위해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은 지난 2006년 대비 증가 일로다. KT의 지난 2006년 매출 대비 마케팅비 비율은 7%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 3분기말에는 14%까지 상승했다. KT 관계자는 "KTF의 합병때문에 불가피하게 마케팅 비율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6년 21%를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 3분기말 마케팅비율은 28%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06년 마케팅비율이 18%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3분기말에는 19%로 올라섰다. 이같은 양상은 지난해 4분기에도 이어졌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율이 각각 26%, 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직 지난해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LG유플러스도 지난 2006년 대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통신 3사들이 입으로는 '서비스 개발'을 강조하고 행동으로는 단말기 보조금을 비롯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만 되풀이한 셈이다. 연구개발비가 줄어들다보니 '스마트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는 없고 '아이폰', '갤럭시S' 등의 스마트폰만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화증권 박종수 애널리스트는 "최근 통신 3사가 연구개발비를 계속 줄이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은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구개발이 통신사의 본업가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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