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수직증축 연내 허용되나?...국토부 '원점 재검토'

공동주택 리모델링 민·관합동 간담회 개최

25일 국토해양부는 공동주택을 리모델링 할 때 수직 증축 및 세대수 증가의 타당성 등 리모델링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관련 업계와 간담회를 가졌다.<br />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시대환경은 변하고 있는데 주민들만 변하지 않고 노후한 곳에서 살라는 것이냐""우리는 1~2년 더 기다릴 시간이 없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및 일반분양' 허용 여부 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수직증축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국토해양부가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연말까지 제도개선에 착수할 뜻을 밝힌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리모델링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리모델링 관련 협회·조합·시공사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12월2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일반분양을 불허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 용역 결과를 내놓자 1기신도시 및 리모델링 업계의 반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에 구조안전성 등을 이유로 '리모델링 수직증축 및 일반분양'을 금지했던 국토해양부가 한 달 만에 '제도 검토'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원재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리모델링은 단순하게만 볼 수 없는 문제"라며 "한 아파트만 놓고 보면 리모델링으로 단순히 세대수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도시계획·환경 등 주택시장 전체적인 측면에서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직증축, 일반분양 VS 구조안정1기신도시 주민 대표 및 리모델링 업계 관게자는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을 위해서는 수직증축 및 일반분양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전용면적의 30% 이내에서 수평으로 늘려 짓거나 지상 1층을 필로티(기둥)로 만들고 1개 층을 수직 증축하는 것까지만 허용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미 지은 지 20년 가까이 된 1기신도시 주민들은 아파트 노후화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재건축 연한까지는 20년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리모델링'이 사실상 주거환경 개선의 유일한 대안이 되는 셈이다. 조합 측에서는 사업진행에 따른 분담금 부담 등을 덜기 위해서는 수직증축 및 일반분양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원용준 매화마을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1기 신도시는 정부에서 계획적으로 만든 도시이지만 현재 배관 노후화, 전력부족, 낮은 단열효과, 주차공간 협소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안은 리모델링밖에 없지만 공사비 등으로 주민들의 부담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세희 지안건축사무소 소장은 "조합이 원동력을 가지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산가치 증식'이라는 키워드를 줘야 한다"며 "당분간은 증축 리모델링 등 을 활성화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수직증축 및 일반분양 등을 통해 조합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해 온 163개 단지 10만3914가구 중 45.3%인 74개 단지 4만7164가구가 국토부의 수직증축 및 일반분양 불허로 사업을 보류·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수직증축에 따른 위험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노봉한 삼우아이티 대표이사는 "중국에서 쓰촨성이 무너졌을 때 5000명이 죽었다. 가장 중요한 건 생명이고 안전성"이라며 "구조안전성 등은 현장에서 보고 판단해야지 전체 통계로만 봐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박동준 SK건설 리모델링 팀장 역시 "아파트는 임산부부터 노인까지 모두 사는 곳인데 리모델링 하는 것은 안전상 위험하다"며 "적어도 5~6개월 걸리는 공사가 있는데 그 동안 주민들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지 등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리모델링 관련법 마련이 우선 이어 간담회 참석자들은 일제히 리모델링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왔다. 앞서 용역 보고서를 맡았던 윤영호 LH 박사는 "지금까지의 리모델링은 증축을 고려하지 않아 신축이 허용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재건축을 선호해 유지·관리라는 개념이 없었다"라며 "대부분은 리모델링을 건설 측면에서 보지만 '관리' 측면에서 보면 전혀 다른 방향이 된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연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차정윤 한국리모델링 협회 사무처장은 "아파트 리모델링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400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다. 2007년부터 정부에 리모델링 전담부서 설치를 강력히 요구해오고 있다. 주택법, 건축법 등 산재돼있는 리모델링 관련 법률도 전문적으로 통합해 만들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송현담 주택건설협회 본부장은 "도심회귀현상·도심재생사업의 측면에서 리모델링 개념을 정리하고 확장해나갈 필요가 있다"라며 "업계 의견을 경청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할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신호를 빨리 줄 필요가 있다. 또 주택산업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증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원재 국토부 국장은 "2월중 국토부 내에 관련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상반기까지 실현가능한 대안을 만들고, 하반기부터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제도 마련에 나서겠다"라고 약속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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