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시대, 삼성전자 투자전략은?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삼성전자가 19일 1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전날 98만1000원까지 오르며 1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던 삼성전자는 이날 장초반 소폭 밀리기도 했지만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들어오며 장 막판 결국 100만원을 찍었다. 이번주 들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100만원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삼성전자의 적정가를 100만원 이하로 보는 전문가조차 100만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봤을 정도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전날 "시장의 유동성이 워낙 강해서 100만원 터치는 문제없어 보인다"고 했다. HMC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98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100만원 돌파가 아니라 안착 여부다.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100만원을 넘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H3>◆엘피다와 스티브 잡스가 가져다 준 훈풍</H3>18일 보합에서 시작한 삼성전자를 장초반 상승세로 돌려세운 것은 일본 니케이신문의 엘피다 관련 보도였다. 엘피다가 PC업체 등 수요처들에게 10% 가격인상 협상을 벌인다는 뉴스는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생산자인 엘피다에 가격결정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인상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런 뉴스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DRAM 시황의 바닥을 나타내는 징후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DRAM 제조업체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뉴스가 사실이던 아니던 DRAM 업체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DRAM 시장 참여자들(DRAM제조업체, PC업체, 유통업체 등)이 DRAM 가격의 하락을 당연시하는 분위기 일색이었지만,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향후 DRAM 가격은 분위기가 아니라 수급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엘피다발 호재로 인한 흥분이 진정될 쯤 이번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건강악화로 병가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애플의 제 2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잡스의 부재는 애플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실제 유럽시장에서 이 소식에 애플 주가는 8% 이상 급락했다. 깜짝실적을 내놓았지만 다음날 열린 미국 장에서도 6%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잡스의 병가가 아이폰5, 아이패드2 출시지연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분야에서 애플과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H3>◆ 100만원 안착 vs 시기상조 </H3>삼성전자 100만원 시대의 개막을 당연시 여기는 전문가들은 18일 나온 두가지 재료에 의미를 크게 부여한다. 먼저 엘피다의 가격인상 추진 소식은 DRAM 업황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이익의 60% 가량을 차지한 반도체 부분의 경기회복은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으로 직결된다. 잡스의 건강 악화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목표가를 각각 140만원과 12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는 한맥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의 경쟁력 강화를 최근 보고서 첫머리에 제시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의 선두를 다투는 기업이 애플과 삼성전자다.  DRAM 시황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데다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중인 스마트 부분까지 우호적 환경으로 변하면서 삼성전자의 100만원 안착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 열흘새 나온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 중 목표가가 100만원 이하인 곳은 HMC투자증권이 유일하다. 110만원 이하도 한화증권(103만원) 정도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120만원 이상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실적은 바닥을 쳤고, 업황은 개선 중이니 주가도 오를 일만 남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낙관론만 견지하기엔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가장 큰 부담은 역시 이익이다. HMC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100만원에 안착하려면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씩 나오는 모양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찍던 지난해 2분기 달성한 숫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 수준이었다. 올해 이익이 개선된다지만 분기 이익이 5조원까지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더구나 평균 5조원은 사실상 불가능한 숫자다.  노근창 수석연구위원은 "98만원은 올해 예상 PER 12배를 근거로 추산한 값"이라며 "삼성전자가 시장평균보다 프리미엄을 받아야 하지만 워낙 대형주이기 때문에 프리미엄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적을 근거로 할때 100만원대에서 주가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란 얘기다.  재료 측면에서도 상승 에너지는 상당부분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노 수석연구위원은 "통상 반도체 가격 상승은 감산에 이어 가격 상승 발언이 나온 후 실제 올라가는 3단계 과정을 거치는데 벌써 재료의 2/3가 노출됐다"며 모멘텀 약화를 우려했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전필수 기자 philsu@<ⓒ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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