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무단수집 '구글' 입건, 파장은?(종합)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전세계 1위 검색업체 구글이 '스트리트뷰 서비스' 제작 과정에서 60만명에 달하는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사실이 확인돼 한국 경찰이 구글을 입건했다. 구글은 우리나라 외에도 전세계 16개국에서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입건 조치를 내린 것은 한국 경찰이 최초라 다른 나라의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경찰 "구글 이번달 검찰에 송치"=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3일 인터넷 지도인 '스트리트뷰(Street View)' 서비스 제작 과정에서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혐의로 구글을 입건하고, 개인정보 무단 수집 프로그램을 제작한 구글 프로그래머를 기소중지했다.정석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팀장은 "지난해 8월 구글코리아를 압수수색한 이후 지난 5개월동안 구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결과 구글 본사가 약 60만명의 불특정 무선인터넷(WiFi)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달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검찰이 기소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글은 일명 '스트리트뷰' 차량 3대에 촬영장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장비, 무선인터넷(WiFi) 수신장비를 탑재한 후, 2009년 10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약 7개월동안 서울, 부산, 인천, 경기지역 등 5만km를 촬영하면서 약 60만명의 불특정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의 통신내용을 무단 수집해왔다. 구글 본사가 제출한 무선인터넷 패킷중에는 개인의 e메일, 메신저 내용, 인터넷 아이디와 패스워드, 신용카드 정보가 일부 포함돼 있었으며, 노트북·스마트폰의 고유 주소(MAC주소)를 비롯해 수집 시간과 위치정보까지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팀장은 "지난해 8월 구글코리아로부터 압수한 암호처리된 하드디스크 79대를 분석해 구글이 경기 용인 일대에서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의 통신내용을 무단 수집한 구체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구글 측에 이를 전달하고 미국 구글 본사가 보관중인 145개 하드디스크 분량의 국내 무선인터넷 정보를 회수해 구글의 불법 수집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글이 통신비밀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등에 관한 법률(위 치정보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팀장은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기본인 스마트폰의 국내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피해도 심각하다"며 "인터넷 공유기에 비밀번호 설정을 하지 않은 이용자 뿐 아니라 대기업 무선인터넷(WiFi) 서비스 이용자들도 암호화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스트리트뷰' 제동걸리나=한국 경찰의 입건 조치로 구글은 스트리트뷰 서비스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스트리트뷰는 길거리 사진을 촬영해 인터넷에서 지도와 결합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현재 미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하지만 스트리트뷰 서비스되는 대다수 국가에서 '개인정보 무단수집'과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있어 구글은 조사 또는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의 발표에 대해 구글은 유감을 표명하며 반발하고 있다. 스트리트뷰 제작을 위해 무단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한 사실은 시인했으나, 한국법을 위반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로스 라쥬네스 구글 공공정책 및 대외협력업무 총괄은 "스트리트뷰 차량을 통한 데이터 수집은 실수였다"며 "불법 수집된 데이터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삭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트리트뷰 차량과 장비,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했으며, 경찰이 따로 암호를 풀 필요가 없도록 암호를 풀어서 제공했다"며 "구글은 한국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믿으며, 이번 경찰 발표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경찰 수사 발표로 인터넷 서비스의 개인정보 활용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를 조짐이다. 김현승 한국기술비젼 대표는 "최근 사용자 위치 정보를 활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등장하면서 '인터넷 정보 공유'와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큰 갈등을 빚고 있다"며 "스마트폰 등 무선인터넷 보안과 관련해 사용자 인지도 제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는 사업자의 고민, 정부의 제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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