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기선잡기? 與野, 복지화두로 치열한 혈투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진퇴 문제로 정국이 요동치는 가운데 여야가 새해 벽두부터 복지를 화두로 혈투를 벌이고 있다. 고용없는 성장, 사회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의 과제로 복지분야는 차기 대선의 최대 화두다. 특히 차기주자 1순위인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연말 한국형 복지구상을 선제적으로 제기하고 여야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복지정책과 방법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정치권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무상급식 재미본 민주, 복지담론 내세우며 총선 대비차기 대권의 가능성이 한나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희박한 민주당은 최근 복지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지난 6.2지방선거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시 천안함 침몰이라는 초대형 안보이슈가 등장하면서 선거참패가 예상됐지만 무상급식을 공론화하면서 예상밖의 대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지난 6일 무상의료를 당론으로 채택한 데 이어 13일 정책의총에서 무상보육 카드를 공개한다. 무상급식·의료·보육 등 무상시리즈와 반값 대학등록금 등의 복지정책으로 차기 총선을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편적 복지는 단순히 없는 사람을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격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정신"이라며 사람중심의 복지를 내세웠다. 또한 취지는 좋지만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재정 전반을 검토해 2015년까지는 증세 없이 지출구조를 조정하고 비과세 감면 축소, 과세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손 대표는 구체적으로 4대강 사업 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과도한 지출의 축소를 주문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6일 새해 첫 정책의총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골자로 한 무상의료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구체적 내용은 현행 61.7% 수준인 입원진료비의 건강보험부담률을 향후 5년간 90%까지 높이고 획기적으로 높이고 진료비의 본인부담 상한액을 최대 100만원으로 낮춰 실질적인 무상의료를 실현한다는 것. 야권연대의 한 축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민주당의 당론채택에 대해 환영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나라+오세훈 연합전선, 복지망국론 맞불 놓고 방어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복지담론을 무차별적인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맞춤형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공세에 정치적 곤경에 처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적극 지원하는 등 연합전선도 구축했다. 안상수 대표는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생산적 서민복지를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이 최선의 복지라는 점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복지수혜자의 자활능력 확대와 빈곤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보 등을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야당의 복지정책을 맹비난했다. 안 대표는 "정치적 계산으로 무책임한 복지를 남발하는 것은 칼끝에 묻은 꿀을 핥는 것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다"며 최근 무상의료의 깃발을 든 민주당을 정조준했다. 안 대표는 특히 과도한 복지혜택으로 국가경쟁력이 하락한 아르헨티나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야당이 무차별적이고 무책임한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향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표를 얻기 위한 복지 표장사 전략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당밖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요구에 맞서 오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승부수로 던졌다. 서울시는 오는 17일 무상급식 실시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안건을 시의회에 공식 청구할 예정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정치권의 복지공방과 관련, "일부 복지정책은 재원문제를 고려할 때 지나친 감이 없지 않지만 여야가 정책공방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전제하면서 "역대 대선이 이미지에 근거한 감성적 지지나 네거티브 공세가 난무했다는 점에서 복지공방은 여야간, 차기 주자간 정책적 성향을 파악, 이성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성곤 기자 skzero@ⓒ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