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6개월여간 서울시와 시의회의 무상급식 전쟁이 가열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오 시장의 제안대로 주민투표가 이뤄진다면 전국적으로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부지 선정, 청주-청원 통합안 등에 이어 4번째가 된다. 서울시에서는 최초의 주민투표가 된다.그러나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를 한 지자체는 아직 없다. 또 지방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이 '진정성 없는 궁여지책'이라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제 투표로 성사되긴 힘들 전망이다. ◇오 시장 '망국적 무상 쓰나미'...민주당 전체 '맹공'오 서울시장은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시의회가 전면무상급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데 대한 보복성으로 삭감시킨 예산이 3912억원에 이른다"며 "서울의 미래와 시민의 삶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묵과할 수 없어 시민 여러분의 뜻을 묻고자 한다"며 주민투표 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 주민투표를 하게 되면 시의회의 '전면 무상급식 실시'와 시의 '무상급식 순차적·단계적 실시' 방안을 놓고 시민들의 의견을 물을 방침이다. 서울시의 순차적 무상급식 방안은 최대 소득하위 50%까지 점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특히 이날 '망국적 무상 쓰나미', '무상복지 포퓰리즘', '나쁜 복지' 등의 표현을 서슴지 않으면서 무상급식이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등의 본격적인 무상시리즈를 예고하는 '비양심적 매표행위'라고 민주당 전체를 비판했다.그는 "민주당의 재정대책 없는 무상 복지 포퓰리즘 시리즈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때 국가위기도 현실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증세나 국가몰락 위험과 같은 불편한 진실은 감추고 재정이 무한정 퍼줘도 마르지 않는 샘인 것처럼 정치적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가 위법"서울시의회 민주당측은 오 시장의 제안 자체가 현행법 위반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관한 사항 등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없게 돼 있는 현행 주민투표법 제7조 제2항이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다. 민주당은 또 이번 주민투표 제안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와 예산편성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 민주당은 "무상급식은 조례의 공포를 통해 올해부터 시행하게 돼 있고 서울시교육청, 자치구, 서울시의 2011년도 예산안에도 반영돼 있다"며 "서울시장은 서울시 예산에 편성된 초등학교 2개 학년에 대한 예산의 집행 여부만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주민투표 실제 시행되긴 힘들 전망주민투표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절차 상 시의회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의회가 오 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지방자치법상 현재 전체 114명인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시장에게 주민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시의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함에 따라 동의를 받긴 힘들다. 시의회가 제안을 거부하면 오 시장 직권으로 실시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여전히 민주당의 동의가 중요하다. 시장이 직접 청구할 경우 여전히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 의결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의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주민청구에 의한 주민투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같은 경우 주민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20분의1 이상이 서명을 통해 해당 지자체장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주민투표 청구권자 총수가 836만83명이므로 5푼에 해당하는 41만8005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오 시장은 현행법상 공무원으로서 청구인 대표자가 될 수 없고 서명요청 활동에 관여할 수도 없는 만큼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의 활동을 기대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과정을 거쳐 주민투표를 발의하기 위한 요건이 성립되면 오 시장은 지체없이 투표의 요지를 공표하고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해야 하며 이로부터 7일 이내에 투표일과 투표방안을 공고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투표일은 발의일로부터 20∼30일 범위에서 관할 선관위와 협의를 거쳐 정해진다.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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