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2010 증시

'1136조' 덩치 커진 코스피 시총..'98'신규상장사 vs '94'상장폐지사..ELS발행건수 9726건 '재도약의 해'

호랑이처럼 힘찬 한해였다. 2009년을 1682.77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2010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 개장 초 2050선을 넘었다. 지난해 무려 50% 가까운 상승률로 주춤할 법도 했지만 글로벌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대표기업 위주의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 2010년 '경인년' 증시를 숫자로 살펴봤다.◆1136조=폐장을 하루 앞둔 29일 마감기준,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은 1136조7930억원을 기록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2043.49였다. 상승탄력을 받은 코스피지수는 이날 개장초 2052.06까지 치솟았다. 종가기준 사상최고치에 불과 11포인트 차다. 종가기준 사상최고 지수는 2007년 11월1일의 2063.14였다. ◆21조=올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만 전날까지 21조701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32조3903억원에 이은 사상 두번째 순매수 규모다. 이 덕에 코스피시장에서는 142종목이 역대사상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했다.◆10조=올해 IPO(기업공개)를 통한 공모규모는 10조90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크게 경신했다. 공모 기록을 갈아치운 삼성생명을 비롯해 대한생명 만도 등 재벌그룹 계열의 대기업들의 공모가 줄을 이었다. 삼성생명 하나의 공모규모만 종전 최대규모였던 1999년의 3조8422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공모기업 수는 96개사로 지난해 66개사보다 45% 증가했다. ◆2조=11월11일 옵션만기일 동시호가때 도이치증권 한 곳에서 나온 매도 물량은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코스피지수는 순식간에 50포인트나 밀렸다. 동시호가에 들어간 직후 연고점을 경신하려던 분위기는 급락으로 이어졌다. 코스피 200에 포함된 종목들은 대부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투자자문사들의 피해도 속출했다. 한 투자자문사는 이 충격 하나로 900억원을 날렸다. ◆1만=11월23일 장 마감 직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소식이 전해졌다. 6.25 이후 처음 자행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포격은 금융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시간외 단일가에서 하한가 종목이 속출했다. 조용하던 야간선물시장까지 들끓었다. 지난해 11월16일 개장 후 처음으로 1만계약을 넘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이 상승추세를 타면서 선물시장도 초강세를 이어갔다. 29일 코스피200 지수선물은 사상 처음으로 270을 넘었다. ◆77억=지난해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초강세를 보였지만 환율시장은 위기의 후유증을 채 극복하지 못했다. 2007년 78억원, 2008년 82억원이던 환율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58억원을 급감했다. 올해는 77억원으로 늘어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환율은 1200원대와 1100원대를 오가다 1100원대에서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올해 고점은 5월25일의 1272원, 저점은 4월26일의 1104.10원이다. ◆98v94=올해 신규상장사는 98개사로 2002년 164개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신규상장기업의 시가총액도 42조7760억원(12월20일 기준)이나 된다. 하지만 상장폐지실질심사 영향으로 상장폐지 회사도 94개나 됐다. 역대 최고기록이다. 이 영향으로 코스닥상장사 수도 1000개 이하로 줄었다. ◆19조=28일 기준 올 한해 국내주식형 펀드의 순유출액은 19조278억원이다. 금융위기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지난 2009년 총 환매액이 7조7000억원이었음을 생각하면 무서운 속도로 펀드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중 25% 가량은 자문형 랩 시장으로 나머지 자산은 예금과 직접 투자 등의 형식으로 분배됐다. 현재 자문형 랩의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9726건=올 한해 넘쳐났던 유동성은 ELS시장 재도약의 계기가 됐다. 지난 11월말 기준 올 ELS 발행 건수는 9726건이고 금액으로는 22조6363억원이다. 호황기였던 지난 2007년~2008년 초 수준을 넘어서는 결과다. 리먼 사태 이후 위축됐던 ELS시장은 유동성과 증시 호황기를 등에 업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발행건수에서 월 1000건이 넘어서는 기록들이 나오고 있어 제 2의 황금기를 맞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원금 비보장형이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원금비보장형 발행건수는 7545건, 17조7841억원으로 보장형 대비 발행건수와 금액에서 약 3.5배의 격차를 보였다. 과거와 대비해보면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현상이 증가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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