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속의 벼룩이 다시 튀어 오르려면?'

정홍준 성동조선해양 회장의 벼룩론

정홍준 성동조선해양 회장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뚜껑을 열어줘도 뛰지 못하는 유리병속의 벼룩이 다시 튀어 오르게 만드는 방법은 건강한 벼룩을 유리병 안에 집어넣는 것이다.건강한 벼룩으로 인해 유리병 속의 벼룩은 다시 튀어오를 용기를 얻게 된다는 것으로 정홍준 성동조선해양 회장이 최근 회사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벼룩론'이다.성동조선해양에게 2010년은 많은 것을 남긴 한 해였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수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상선 부문 수주 세계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곧이어 유동성 악화라는 위기를 맞으며 주춤했다. 정 회장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올 초의 예상처럼 뼈를 깎는 노력이 계속돼야 하는 한 해였다"고 회고할 정도다.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성동조선해양 임직원들은 이전의 성공은 모두 잊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루하루가 새롭다)의 자세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 9년간 우리는 타인이 만들어 놓은 한계에 부딪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며 우리의 저력을 저평가해 왔는지도 모른다"면서 "또 다른 10년 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앞두고 있다. 2011년, 유리병 밖으로 튀어 오르고 싶다면 스스로 의심하기를 멈추고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성동조선해양은 우선 영업 전략을 새롭게 짰다. 새로운 국가, 새로운 선주사를 적극 발굴하기 위해 그리스 지사를 설립하고,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중 하나로 그리스에서 격년으로 개최되는 '포시도니아 2010'에 참가하는 등 직간접적인 접촉 기회를 늘렸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정 회장과 홍순익 조선해양총괄 부회장 등이 직접 유럽 프로모션 출장에 나서 트랜스오션과 8만2000t급 벌크선 계약 등을 성사시켰다. 내년에는 미주와 중동 등으로 시장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통영 조선소에서는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올 3ㆍ4분기 기준으로 사내 처리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5% 가량 증가했다. 생산 직접인력도 지난해에 비해 1000명 넘게 증가했고, 2011년까지 7000명 이상의 인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2011년에는 선종다양화 및 고부가가치선 개발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정 회장은 "세계적인 선박 절대 발주량 급감으로 우려속에서 2010년을 시작했으나 우리는 이 시기를 성동인 특유의 기질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당기며 왔다"며 "2011년에도 성동만의 방식을 만들어 나가며 다른 어느 조선소도 가지지 못한 색깔을 갖춰 나가자"고 말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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