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격투기국회 책임공방..한, 예산누락 후폭풍 조마조마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새해 예산안의 강행 처리 이후 엄청난 후폭풍이 여의도 주변을 강타하고 있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는 말은 사라졌고 여야관계는 사생결단식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8일 본회의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은 곳곳에서 구멍이 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력국회를 바라보는 여론도 싸늘해졌다.◆국회가 격투기장? 與野 책임전가에만 몰두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1박2일의 여야 대치 이후 여론의 비난이 가장 거센 것은 국회 폭력사태다. 욕설, 고함, 주먹다짐 등 난투극에 가까운 여야간 충돌은 개운치 못한 뒷이야기를 낳고 있다. 여야는 특히 8일 본회의 폭력사태 이후 반성의 목소리보다는 상대방에게 폭력사태의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이어갔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민주당 민노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마치 정치깡패처럼 국회 본회의장 주변을 폭력의 해방구로 만들었다"며 "한나라당은 헌정질서 민주주의 파괴, 국회부정 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해 법적 제도적 정비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당직자 및 보좌진이 큰 부상과 피해를 입었다"며 "한나라당은 모든 책임을 오히려 민주당에 뒤집어씌우는 어불성설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여야의 공방 속에서 강기정 민주당 의원과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의 폭행공방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는 김 의원이 강 의원의 얼굴을 가격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강 의원의 폭행에 정당방위 차원에서 한 대 때린 것"이라고 해명했고 강 의원은 "실랑이 과정에서 멱살을 잡았지만 실제 때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 9일 김 의원에 대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에도 제소하기로 했다. ◆강행 처리 후유증..."이 예산이 왜 빠졌지"여야의 극렬한 대치 속에서 강행 처리된 새해 예산안에 대한 부실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야를 대표하는 유력 거물 정치인들이 각각 본인의 지역구 예산은 알뜰살뜰 챙겼지만 정작 국민들에게 꼭 필요했던 예산지원에는 눈을 감았던 것. 여야가 과연 정기국회 내내 친서민 경쟁을 해왔는지가 의심스럽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예산안 강행 처리를 주도한 한나라당은 예산안 부실심사에 대한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으로 한 푼도 배정되지 않은 것은 최대 논란이다. 정부는 방중 결식아동 급식비로 지난해 542억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올해는 285억원이 배정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무성의로 내년에는 관련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수십여만명에 이르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이제 방학 때마다 밥을 굶어야 한다. 또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증액하기로 했던 12세 이하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예산 400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사업은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대안"이라며 "한나라당은 아이들의 필수예방접종 예산까지 빼앗아 4대강 보 건설에 쏟아 붙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새해 예산안 문제는 종교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한나라당은 불심잡기 차원에서 185억원의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60여억원이 삭감된 122억여원이 통과된 것. 대한불교 조계종은 이에 성명을 내고 "종교편향적 입장을 가지고 템플스테이 예산을 삭감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였던 예산 중의 일부 누락은 실무선에서 실수로 누락된 것"이라며 "템플스테이 지원사업의 증액은 물론 재일민단지원과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 등 당에서 약속한 것이므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반드시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고의가 아닌 실무상 착오라며 불교계 달래기에 나선 모양이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불교계와이 불편했던 관계를 고려해 볼 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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