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접어든 채소값…한은 금리인상 부담 덜까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물가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던 채소값이 2개월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채소값 상승이 이상기후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던 한국은행의 전망이 들어맞은 셈이다. 이같은 변화는 한은의 금리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일각에서도 한은이 일시적 물가상승으로 인해 금리를 인상하기보다는 자본시장 변동성, 경기둔화 우려 등을 고려해 11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 번 올라간 물가가 쉽게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기는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금리인상의 가능성은 유력하게 남아 있다. 한은이 9일 발표한 '2010년 10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5.0%나 상승한 셈이지만, 전월(1.0%)보다는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 달 16%나 증가했던 농림수산품도 전월 대비 7.1% 줄었다. 채소 부문이 전월대비 17.6%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품종별로는 배추가 전월 대비 25.5%, 시금치가 61.6%, 상추가 69.6% 하락했다. 한은에서는 더 이상의 채소값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운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채소값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11월에는 채소 부문이 전체 물가를 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아왔던 한은으로서는 통화정책에 다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물가상승은 일시적인 요소일 뿐이라며 금리동결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선식품 가격의 일시적 상승은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11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더 올랐다지만 여전히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이므로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정부가 자본통제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자본시장을 갑자기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분기부터 시작되는 기업경기 둔화 추세도 고려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채소값이 꺾였음에도 여전히 예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그 여파도 오래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한은의 금리인상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 운 물가분석팀장은 "채소값 상승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이 많이 상승했다"며 "이는 내년 1분기 가격조정 과정에서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석유류와 농산물 등 물가변동이 심한 제품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도 내년 2분기에 3%대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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