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라이벌] 김경태 vs 이시카와 료

일본 무대에서 치열한 상금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경태(왼쪽)와 이시카와 료.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괴물' 김경태(23) vs '일본의 희망' 이시카와 료.두 선수에게는 7일 중국 상하이 서산인터내셔널골프장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HSBC챔피언스(총상금 700만 달러) 결과가 아주 중요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4대 메이저와 WGC시리즈 4개 대회 상금을 상금랭킹에 포함시키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9일 현재 김경태가 JGTO 상금랭킹 1위, 이시카와가 2위에서 치열한 상금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HSBC챔피언스에서는 나란히 공동 41위에 올라 41000 달러를 획득해 변화가 없게 됐다. 김경태가 1위(1억5358만엔)로 2위 이시카와(1억1417만엔)를 약 4000만엔 차로 앞서 있고, 아직 4개 대회가 남아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김경태, 정타(正打)에 냉정함으로= 김경태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이듬해 프로로 전향해 곧바로 3승을 따내면서 신인왕과 상금왕 등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했다. 그해 겨울 비거리를 늘리는 스윙교정에 나섰다가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스윙이 완성된 지난해 하반기 다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화려한 비상은 지난 5월 다이아몬드컵에 이어 지난달 17일 '내셔널타이틀' 일본오픈을 제패하면서 정점에 달했다.2005년과 2006년 일본아마추어선수권 '2연패'를 토대로 아카보시 로쿠로, 나카지마 쓰네유키에 이어 아마추어와 프로 '내셔널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한 3번째 선수로, 1972년 한장상(69) 이래 38년만의 한국인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수립했다.우승 진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주 만인 31일 마이나비ABC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째를 수확하며 본격적인 상금왕 진군에 돌입했다. 이 쯤 되자 일본 골프계도 화들짝 놀라 김경태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에 나섰다. 핵심은 '정타(正打)'다. 김경태는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가 62위(278야드)에 불과하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당당하게 1위(69.29%)다.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 역시 1위(71.63%), 결과적으로 자로 잰듯한 정확도가 평균타수 1위(69.29타)의 동력이 된 셈이다. 김경태 역시 "(내 골프스타일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확실히 구분한다"면서 "매 상황 마다 냉정하게 판단해 확률이 높은 샷을 구사한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김경태의 정확한 중심타격. 사진=쿼드스포츠 제공

▲ 이시카와, 장타(長打)에 폭발력으로= 이시카와는 상대적으로 '스타성'이 탁월하다. 13세에 전국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했고, 2007년 먼싱웨어컵오픈에서 우승해 프로대회 최연소우승(15년 245일)으로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다. 2009년에는 일본 '최연소상금왕'에 올랐다. 일본 골프계가 '이시카와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까닭이다.플레이스타일도 화려하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長打)를 앞세워 '구름갤러리'를 동원해 흥행면에서도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고(最古)의 메이저' 브리티시오픈에서도 다른 선수와 달리 매 홀 드라이버로 공격적인 플레이로 뉴스를 만들었다. 여기에 수려한 외모와 예의 바른 언행으로 여성팬들의 애정공세까지 한 몸에 받고 있다. 기량도 물론 출중하다. 장타를 치는 만큼 페어웨이 안착률은 76위(47.13%)로 다소 떨어지지만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을 15위(65.90%)로 끌어올린 뒤 그린에서 승부를 거는 방식이다. 이시카와의 평균 퍼팅 수가 1위(1.734개), 평균타수가 3위(69.86타)라는 사실이 이를 고스란히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 선수의 상금왕 경쟁은 어떻게 될까. 일단은 김경태의 우세다. 김경태는 실제 일본오픈 최종일 이시카와와의 동반플레이에서도 무려 7개의 버디를 솎아내는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쳐 아직은 설익은 이시카와를 압도했다. 김경태에게는 또 한국인 최초의 일본 상금왕이라는 동기부여와 '일본 찍고, 미국으로'라는 절대적인 명제도 정신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경태는 일본 무대에 주력하면서도 세계랭킹 40위에 올라 이미 4대 메이저와 WGC시리즈 등 '빅 매치' 출전이 가능한 상태다. 김경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도전 계획을 잠시 미뤘다"면서 "세계랭킹이 올라 자연스럽게 PGA입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