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이현동 국세청장 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백용호 전 청장이 밑그림을 그린 조직, 세정 개혁 작업이 더욱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백 청장 재임시절 차장으로서 바로 곁에서 보좌하며 조직 개혁작업을 실무차원에서 진두지휘한데다 국세청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조직 사정을 훤하게 꿰뚫고 있어 보다 세무행정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도 안정적인 조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러나 청장 선임 이전부터 외부 인사 영입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되어 왔다는 점, 대구경북(TK) 위주의 주요 간부 구성으로 후속 인사에서 제한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는 점, 공정한 세정관리체제 구축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 등은 향후 그의 행보에 만만찮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공정한 세정' 구현 어떻게=유감스럽게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현동 국세청장의 세정 원칙 등 업무와 관련된 비전이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 이 청장이 모두발언을 통해 ▲공정한 세정 ▲생활공감 세정 ▲세정 효율성 강화 ▲법과 원칙에 따른 세무조사 4대 원칙과 함께 자율신고 납세체제 전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점이 그의 향후 세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였다.이 청장은 당시 청문회에서 "성실한 납세자가 세금에 신경쓰지 않고 사업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장기간 성실하게 납세한 중소기업과 조사 모범 납세자, 성실납세협약을 이행한 기업 등에 대해선 세무조사에 대한 부담을 줄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고의적, 지능적 탈세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고질적 탈루행위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숨은 세원 양성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우선 그가 강조한 대로 사전 세무 간섭을 폐지하고 신고 후 사후 검증에 주력하는 완전한 자율신고 납세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종합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에 대해서는 불성실 신고자 등 부적격 사례를 사전에 색출하고 개별관리를 해오던 방식을 점진적으로 폐지할 것으로 관측된다.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사전 세무간섭 폐지에 따른 불성실 세금신고 부작용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세무조사 등 사후검증 기능을 대폭 강화해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가 '친서민 정책'을 주요 국정 현안으로 삼는 만큼 여전히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는 중소기업과 서민층에 대한 세정 지원을 확대하고 성실하게 납세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지방 소재 기업을 우대하는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조직 정비' 후속 인사는 언제쯤=이 청장의 조직개편 밑그림은 공석인 차장의 승진 인사로 누구를 선택하느냐로 그려지게 된다. 지난 6월 상반기에 대규모 인사가 단행된 이후 청장을 보좌하면서 주요 실무를 총괄할 차장자리가 장기간 비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머지않아 후속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임채주 전 청장(경북 영일)에 이어 12년 만에 TK(대구·경북) 출신으로 국세청장에 오른 가운데 주요 실국장 요직에 TK가 포진해 인사청문회에서도 지역 편중인사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만큼 고민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이 때문에 국세청 차장 직위를 포함한 후속 고위직 인사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공석인 국세청 차장 직위에 김덕중 국세청 기획조정관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데 이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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