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 트위터 전쟁

요즘 온라인세상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파워는 정말 대단하다. 소통과 대화를 생명으로 하는 트위터는 불과 140자로 온갖 세상사를 담는다. 인맥 위주의 소셜네트워크를 무기로 창립 6년 만에 전 세계 회원 5억명을 돌파한 페이스북의 기세는 지금도 하늘을 찌를 듯하다. 최근에는 북한마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용할 정도로 세상이 변했다. 물론 체제 선전이 최대 목적이다. 하지만 은둔 이미지가 강한 북한이 소통의 전도사격인 트위터 등을 앞세워 선전전을 펴다니 그야말로 패러독스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지난 12일 '우리민족끼리'라는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합리화하고 주체사상 등을 전파하는 작업에 나섰다. 팔로어가 1만명에 근접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북한 트위터 계정을 1주일 만에 전면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두고 '한국과 북한이 트위터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 정부의 조치는 신속하기는 했지만 계정 차단이 내재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계정을 차단해도 트위터 검색기능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접속이 가능하며, 해외계정을 통할 경우에는 기술적 차단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퍼나르기'라고 할 수 있는 RT(리트위트) 기능 등으로 원천봉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같은 점을 두루 감안하면 차단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WP가 최근 미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인터넷 세계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다만 일반 북한주민들도 트위터에 가입할 수 있느냐"고 반문함으로써 오히려 북한의 폐쇄성을 우회 비판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가 일방적 차단보다 국민 스스로 북한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것도 새겨들을 만하다. 우리도 이제는 단순히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인터넷이나 정보기술(IT)을 대북 문호를 두드리는 전략적 도구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내 IT 전문가들도 남북한 문제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다가서야 할 때가 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북한은 8월부터 신의주 등 국경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할 것"이라고 전한 것도 눈길을 끈다. 북한에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집트의 오라스콤텔레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18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북한에서 '손전화'로 통하는 휴대전화는 향후 북한에 소통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내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는 개인화된 자기만의 도구라는 점에서 북한과 같은 폐쇄사회에서는 정보 소통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탄탄한 인터넷 인프라 등으로 IT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반면 북한은 아직 IT 분야에서 걸음마 수준이다. IT 분야 용어에서도 남북의 간극이 느껴지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부팅(booting)을 '기동', 데이터베이스(database)를 '자료기지', 네티즌은 '망(網)시민', 인터넷 검색이나 넷서핑은 '망 유람'으로 부른다. 우리가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까는 것을 '내려받는다(download)'고 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태운다(loading)'고 표현한다.  북한이 이번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눈을 돌린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 내부에도 주민과 주민 사이에, 그리고 북한 사회와 외부 세계의 사이에도 소통의 창구가 개설되기를 기대해 본다.김동원 부국장 겸 정보과학부장 dw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보과학부 김동원 기자 dwki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