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울산..휴가비도 함께 떠났다

[울산=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울산이 텅 비었다. 울산에 있는 대기업들의 공장들이 대거 여름 휴가에 들어가면서 울산의 거리가 비어 버린 것. 거리가 비면서 수천억원의 휴가비도 미소 짓던 울산 경제도 울상으로 변했다.울산 시내에 공장을 둔 주요 대기업들은 휴가를 전후해 임단협이 타결하고, 대규모 임단협 타결금과 휴가비를 지급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의 대기업이 임단협과 휴가비로 직원들에게 지급한 현금이 4000억원 이상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대규모 자금이 울산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대부분의 대기업 노동자들이 두둑한 지갑을 갖고 해외나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실제 울산 경제에 큰 힘이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식당이나 술집의 경우에도 휴가초반 반짝 효과를 봤지만 장기간 시민들이 거리를 비우면서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택시의 경우에는 텅빈 울산 거리로 인해 승객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서모씨는 “현대중공업 휴가 기간에는 거리도 텅비고, 손님도 거의 찾지 없다”며 “현대중공업이 수백만원의 휴가비를 받았다고해 기대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휴가가 2주 동안 이어지면서 매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택시 기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현대중공업이 휴가를 떠난 2주 사이에 수입이 80% 이상 줄어들었다”며 “사납금 채우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택시 기사들도 아예 운행을 하지 않고 휴가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이 같은 결과는 현대중공업 웹진이 조사한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휴가계획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6월 현대중공업 직원 13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휴가기간 중 61.4%가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답했고, 11.5%는 고향을 방문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0명중 7명은 울산을 떠난다는 설명이다.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고 응답한 직원도 25.5%였다.관광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울산의 입장에서 대규모 휴가비가 마냥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이 되지는 않는 셈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통해 이뤄지는 소비는 본사로 자금이 모두 이동하기 때문에 울산 경제에 직접적인 효과를 주기 어렵기 때문에 울산 경제 활성화와는 거리가 있다.한 울산시민은 “대기업들이 돈을 많이 풀면서 울산 경제가 활기를 보일 것이라는 뉴스를 봤지만 대기업 직원들 이야기일 뿐”이라며 "전반적으로 울산 경제가 좋아지겠지만 당장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일축했다.울산=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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