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원·달러 환율이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엔, 유로 등과의 크로스거래가 외환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 원·달러가 이달들어 1200원대 초반에서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면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달러·엔과 유로·달러는 최근 방향성이 뚜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이 86엔대까지 떨어지며 엔화 강세 추세를 이어가고 있고 유로·달러는 1.29달러대로 반등하며 재매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원·엔, 원·유로 등의 크로스거래는 대내외 펀더멘털 외에 원·달러 환율의 변수가 됐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크로스 환율의 언와인딩이 도마에 올랐다. ◆<B>유로반등에 원·유로 숏 되감기..유로,원화 괴리</B>전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역외매수로 꾸준히 올라오면서 1219.0원까지 고점을 찍으면서 반등한 유로·달러와 괴리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같은 흐름에 크로스거래가 톡톡히 한 몫 했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전일까지 원유로 숏(유로 매도, 원화 매수)에 대한 언와인딩(되감기)이 주된 테마였다"며 "유로·달러가 오르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했던 것은 이같은 크로스거래의 영향이 컸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유로 숏에 나섰던 시장참가자들이 유로 재매수에 나서면서 동시에 원화 매도를 해 이같은 흐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즉 유로 매도, 원화 매수였던 포지션을 반대로 되돌리면서 원·유로 환율이 오른 것. 원·유로 환율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57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유로는 1.3달러대를 두 차례 테스트하고 휴식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3일 있을 스트레스테스트를 앞두고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B>원·엔 크로스 언와인딩..엔화 강세 여파</B>엔화강세에 배팅했던 시장참가자들도 포지션을 되돌리고 있다. 원·엔 크로스거래에서 그동안 숏플레이(엔화 매도, 원화 매수) 했던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롱플레이(엔화 매수, 원화 매도)로 포지션을 전환한 것이다. 즉 달러·엔 상승, 원·달러 하락 쪽에서 달러·엔 하락, 원·달러 상승 쪽으로 반대포지션을 잡으면서 원·엔 숏커버가 일어났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400원대로 지난 7일 이후 다시 상승했다. 또 다른 딜러도 "글로벌하게 봤을 때도 엔크로스 거래가 언와인딩되는 분위기고 엔원의 경우 전일에도 크로스거래 언와인딩이 좀 있었다"고 언급했다.엔화는 뚜렷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정부가 달러·엔 환율 85엔마저 깨질 경우 개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다소 주춤하기는 하나 원·엔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역외에서 원·엔 숏을 수축했다가 원·달러가 올라가고 달러엔이 빠지자 이에 대해 숏커버를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최근 엔화 강세로 달러엔이 하락하면서 원엔 크로스 거래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B>꽉 막힌 원·달러 대체 통화..원·엔, 원·유로 각광</B>이처럼 크로스거래가 주목받은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위아래로 꽉 막힌 장세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딜러들은 환율 레인지가 좁아지면서 방향성이 없는 장세에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환율 흐름을 이끌 모멘텀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좁은 변동성을 갖고 대규모 물량으로 거래를 하기에는 위험부담도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주거래범위가 1200원~1220원 정도로 좁아진 상태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크로스거래에 나서는 딜러들이 최근 좀 많았다"며 "요즘 원달러로만 거래하는 딜러들이 손해를 많이 보고 휴가까지 겹치면서 거래가 줄어 원·엔, 원·유로 등에서 수익을 내려는 딜러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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