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승객·화물 폭증 '즐거운 비명'

수출품목 운송 증가·G20 등 국제적 행사로 최대호황대한항공·아시아나 ‘연간 최대 실적’ 신기록에 도전[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 2006년 직장 생활을 시작해 지금껏 휴가다운 휴가를 즐기지 못한 김모씨는 올 여름 시애틀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회사에서 주는 인센티브를 모아 종자돈을 마련했기 때문. 주변 동료들도 이번 휴가는 대부분 해외에서 보낼 것이라고 하니 지갑 사정이 나아졌다는 게 피부에 와 닿았다. 8월 말 여행을 가는 그는 일찍인 지난 5월 티켓을 구입했음에도 만석(滿席)이라 애를 먹었다.#모 항공사에 근무하는 한 임원은 요즘 몸은 고되지만 입사 이후 가장 보람을 느낀다. 여행객은 물론 항공 화물 수요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증해 전략 마련에 눈코 뜰 새가 없기 때문이다. 항공사로서는 폭발하는 수요와 모자라는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최대 관건이다. 최대 성수기인 7~8월에는 시의적절하게 부정기편을 투입하는 등 전략적인 경영이 필수다.국내 항공 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ㆍ4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반기 기준은 물론 3분기 성수기를 포함해 연간으로도 항공 역사상 신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2일 항공 및 증권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기준 대한항공은 2분기 영업이익 2215억원, 순이익 755억원, 매출 2조649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1104억원, 562억원, 1조1895억원 규모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지난해 2분기 경기 침체와 신종 플루의 직격탄을 맞았던 당시와는 상황이 180도 반전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국제선 수요가 급증한 데다 경기 회복에 맞물려 IT와 반도체 등 효자 수출 품목의 화물 운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효과가 지속되고 있고 상하이 엑스포에 이어 G20 정상회담 등 국제적인 행사로 인한 예상 외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국제선 탑승객 수는 510만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물은 1~5월 RTK(운송한 화물량에 수송 거리를 곱한 것)가 150만tkm로 26~27% 정도 급증했다.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항공 화물의 50%를 차지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품목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송량은 물론 수송 단가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를 포함해 연간으로도 항공 업계는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미 7~8월 여름 휴가철 예약률은 절정에 달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달 17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국제선 예약률이 80% 이상을 기록 중이다. 지난 2년간은 70%대 수준에 그쳤었다. 대한항공은 이 기간 부정기편 248회를 운항할 계획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9회에 비해 79회 늘어난 규모다.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수요를 억누르던 요인들이 사라지고 대기업에서도 출장 규정을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한국발 수요가 사상 최고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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