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저녁(현지시간) 이란 제재안에 서명함에 따라 이란에서 공사계약을 체결한 국내 건설사들이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GS건설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이란에서의 대규모 수주를 취소함에 따라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다. 2일 오전 9시49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GS건설은 전일대비 4.49% 하락한 7만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도상위창구에는 제이피모간 키움 비엔피 등이 올라 있다. GS건설은 전일 공시를 통해 이란 국영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파스석유가스공사(POGC)가 발주한 1조4000억원대 '사우스파스 6~8단계 가스탈황 프로젝트'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미국 및 유엔의 이란 제재강화로 사업진행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GS건설의 이란에서의 수주 취소로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조4000억원의 대규모 해외수주가 취소돼 올해 해외수주 목표 60억불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단기적인 타격일 뿐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GS건설은 당초 South Pars Ph.6,7,8 탈황설비 공사를 수주액에 잡지 않았다"며 "때문에 실적에 영향은 없을 것이고, 목표주가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승민 애널리스트도 "중동지역 중 핵개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이란 지역에서 사업을 하지 않는 측면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2009년에 확보한 GS건설 이란 계약 취소건은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원칙에 어긋나 계약이 지연중이었는데 결국 취소됐다"며 "또 이란 LNG액화플랜트 5억달러 한 건이 있는데 불확실성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회사에서 목표로 하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는 60억달러고, 이 두가지 프로젝트는 목표에 반영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이 뿐 아니라 GS건설의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이 2억달러밖에 되지 않아 올해 해외수주 전망치를 기존 8조7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로서는 현대건설 KCC 삼성엔지니어링에 집중하길 권했다. GS건설의 급락에 이란 지역에서 수주잔고를 갖고 있는 다른 건설사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GS건설은 945억원, 대림산업은 1조5662억원의 수주잔액을 갖고 있다. 또한 해외건설협회 자료로 추정해봤을때 두산중공업은 진행중인 프로젝트 잔액이 1070억원, 포스코건설은 370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환율 1150원 기준) 이란에서의 수주잔고를 추정한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이미 진행중인 현장의 경우 취소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국내 건설사도, 이란 입장에서도 취소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자금이 부족한 이란의 매출채권이 쌓이고, 미수금이 쌓여 돈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수 있지만 확대해석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오바마대통령은 1일 저녁(현지시간)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 및 자금지원 능력에 타격을 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란 제재안에 서명하고, 이번 제재안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제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란이 핵무기를 소유하는 것을 막기로 결심했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이번 제재안은 지금까지 미 의회를 통과한 제재안 가운데 가장 강력할 것이고, 이는 이란이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부문을 현대화하기 위한 상품 및 서비스뿐만 아니라 정제된 석유를 구입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재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한 애널리스트는 "제재안이 아직은 애매모호하다"며 "이란에 수혜를 줄 수 있는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영업을 할 수 없거나, 미국 국적 은행에서 파이낸싱을 할 수 없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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