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사장, 미래전략 등 주요 정책 결정 집중..정 부회장 대외행사 직접 챙기며 전면 나서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다른 듯 닮은 '2인자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부사장이 그룹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전략을 수립하는데 집중한다면, 정 부회장은 그룹의 대외행사를 직접 챙기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이같은 차이는 결국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한 '경영 수업'의 일환인 만큼 이 부사장과 정 부회장의 그룹내 위상이 한층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 후 그룹 내 위상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이 회장이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 빠짐없이 참석함으로써 경영 승계 작업도 무리없이 진행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부 사장은 총 26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이 발표된 17일 삼성나노시티 화성캠퍼스 '메모리 16라인 기공식' 행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곁을 지켰다. 앞서 지난 10일 저녁에는 5대 신수종사업의 장기 투자계획을 결정한 신사업 사장단 회의에도 사장급 이상이 아닌 사람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이 회장 복귀 후 총 5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현장을 지켰던 셈이다.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 복귀 이전에는 안팎의 시선이 일제히 이 부사장에 쏠리면서 스스로 큰 부담을 느꼈다"면서 "이 회장 복귀 후에는 전면에 나서는 대신 그룹의 미래 전략 수립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경영 보폭도 한층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해 8월 부회장 승진과 함께 현대차로 옮기면서 경영 전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해외법인장 회의를 처음 주재한 것은 그가 글로벌 경영 전면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매년 7ㆍ12월 전체 해외 법인장 회의에 앞서 5ㆍ10월 주요 권역별 해외 법인장 회의를 열어왔다. 그동안 전체 회의는 정몽구 회장이, 주요 법인장 회의는 양승석 사장이 주재해왔다. 정 부회장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 정 부회장은 중국 공략의 분수령이 될 현대차 중국 제3공장 건설 계획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이징에 제3공장 설립 허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최종 결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생산 전략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허가를 내려준다면 정 부회장의 보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재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과 정 부회장의 최근 움직임은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보폭을 이어가면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행보로 평가할 만 하다"고 밝혔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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