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도심 재개발, 갈림길에 놓이다

[6.2지방선거] 인천시장 주요 후보 공약 점검 2. 구도심 재개발 정책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재생사업지구인 가정오거리 현장. 아직까지 일부 주민들이 보상을 거부하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6.2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정당ㆍ후보들이 각종 정책ㆍ공약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과 공약은 향후 몇년 동안 지방행정의 뼈대를 이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인천의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 구도심 재개발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여야 각 후보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해당 현안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인천 지역의 주요 현안 별로 여야 후보들의 입장과 공약을 살펴 본다. 2. 구도심 재개발구도심 재개발은 인천경제자유구역 보다도 더 큰 인천 지역의 현안이다. 인구 자체도 많지 않고 미래를 위한 사업인 경제자유구역보다는 내 집값ㆍ주거환경이 좌지우지되는 구도심 재개발 사업이 더 시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6.2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인천시장 후보들도 구도심 재개발과 관련된 정책ㆍ대안 마련에 노력을 쏟고 있다. 현직 시장인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의 경우 기존 시가 펼쳐 온 구도심 재개발 정책을 계승ㆍ보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 후보들은 대체로 그동안 인천시의 구도심 재개발 정책에 대해 "관 주도의 개발독재식"이었다며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재개발 사업지구인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조감도.

▲ 한나라당 "시민과 소통하는 구도심 재개발 추진"지난 8년간 시정을 이끌면서 구도심 재개발을 주도해 온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 쪽은 현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한 채 일부 문제점을 보완하는 공약을 준비 중이다. 인천시가 그동안 공영개발을 추진해 온 7개 거점 구도심 재개발에 대해선 그동안 세워 놓은 비전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도화지구의 경우 행정타운을 중심으로 행정ㆍ문화 복합 주거단지로, 숭의지구는 축구전용경기장을 중심으로 스포테인먼트 단지로, 가정오거리 루원시티는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한 업무ㆍ상업 단지로, 동인천역 지구는 혼수ㆍ웨딩 등 전통산업과 청소년 문화가 어우러지는 문화산업단지로 각각 재개발 하겠다는 것이다.특히 안 후보 쪽은 관 주도 재개발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컸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 직속으로 가칭 '삶의자리 마련을 위한 시민소통위원회'를 구성해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각종 공영개발 사업의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는 공약을 준비 중이다.이와 함께 민간에서 추진하고 있는 212곳의 도시재정비사업지구에 대해선 도시재정비컨설팅 전담 부서를 만들어 조합설립에서 사업완료까지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적극 돕는다는 방침이다.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획일적인 아파트 위주의 재개발을 막기 위해 스토리 있는 도시 재정비 사업이 진행되도록 유도하는 한편, 사업성 제고를 통한 민간 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해 구도심 재개발 사업이 실시되는 지역의 도시 기반 시설 마련에 공공재정을 과감히 지원하겠다는 정책도 마련 중이다.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재개발 사업지구인 숭의운동장 지구 '아레나파크' 조감도.

▲ 민주당 "주민이 행복한 구도심 재개발 추진"송영길 민주당 후보 쪽은 아직 구도심 재개발과 관련돼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보낸 정책 답변서를 통해 "주민이 행복한 구도심 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송 후보 쪽은 현재 인천시가 추진 중인 구도심 재개발 사업이 사업성 저하 및 강제수용방식에 따른 주민들의 저항 등으로 별성과없이 표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신개발 사업은 전면 재검토해 대폭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별로 시기를 재조정해 후세들에게 개발지를 남겨 두는 한편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인구 90만 명이 거주하도록 설계된 것을 전면 재검토ㆍ축소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사업지구인 도화구역 개발 사업 조감도. 사진제공=인천시

이와 함께 앞으로 구도심 재개발을 추진할 때 주민이 원하는 방안에 기초하되 시 예산을 투여해 공공관리 방식 도입하거나 신개발과 결합해 사업성 높이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강제 수용 방식으로 부지를 확보하고, 싹 밀어 버린 후 그곳에 아파트와 상가 등을 새로 건설하는 원시적 방식을 채택해 주민들의 결사적인 저항을 불러 오는 구도심 재개발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4년 내내 구도심 재개발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조성 사업과 관련해 철거업체와 주민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사진은 한 주민이 몸싸움 도중 다쳐 피를 흘리는 모습. 사진=김봉수기자

▲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 "사람 냄새나는 도시개발 추진"민주당과의 공동지방정부 구성을 합의한 민주노동당 김성진 인천시장 후보 쪽도 인천시의 현 구도심 재개발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인천시가 도심의 특성과 여건 고려 없이 도시개발법에 의한 공공수용방식만을 채택하는 등 천편일률적인 사업방식을 채택했고, 재원 조달 능력이나 주민들에 대한 대책도 전무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 쪽은 이에 따라 우선 진정한 도시재생에 대한 철학부터 정립하는 한편 주민의견 무시한 관주도의 개발독재 정책부터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아파트만 때려짓는 현재의 구도심 재개발 방식으로는 미분양만 속출할 뿐인 만큼 각 지역의 특색을 활용한 현지개량방식, 특화거리 조성, 행정ㆍ문화적 기반구축을 통한 인구 및 상권 활성화 등울 통해 낙후된 구도심의 근본적 재생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민ㆍ관ㆍ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해 소규모 세부단위로 구도심 개발의 시기ㆍ방향 등을 조정하고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또 순환식 재개발 시행과 순환임대아파트를 통한 전ㆍ월세 난 극복. 원주민 재정착율 위해 주택기금 '둥지펀드' 조성 등의 공약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진보신당 인천시당, 국민참여당 인천시당 등도 인천시의 구도심 재개발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는 한편 환경ㆍ교통영향평가 강화, 주민투표 등을 통한 대규모 개발시 주민 의사 반영, 참여예산제의 실행, 공기업 경영평가 실시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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