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원·달러전망]발걸음이 무겁다

[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향해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지난주 환율은 111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좁은 조정장세를 이어갔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하락폭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역외NDF환율이 하락한데다 연저점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그간의 악재들이 해소되는 국면을 나타내면서 환율은 1100원선을 눈앞에 뒀다. 다만 빅피겨를 앞두고 시장 참가자들의 저점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 강하게 나올 수 있는 만큼 하락 속도는 가파르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수급면에서 봤을 때 달러 공급 사이드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물량,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 등이 예상되며 수요 사이드에서는 오는 29일 수출보험공사 마바이 물량,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 한국전력 등 공기업 달러 매수 등이 예상된다. 환율이 연저점으로 치닫는 동안 수입 업체들의 저점 결제수요와 역외 단기 투자자들의 숏커버도 일부 일어날 수 있다. 외환딜러들은 원달러 환율이 주말동안 연저점 1107.1원에 바짝 다가선 만큼 추가적인 하락테스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주말동안 그리스 구제금융안이 구체화된 상태며, 다음달 예정된 삼성생명의 공모가가 주당 11만원으로 결정돼 공모 수요가 많다는 점이 입증됐다. 아울러 위안화 절상 기대감도 여전히 환율 하락 재료로 자리잡고 있다. <B>◆미 어닝서프라이즈 효과.. FOMC 저금리 지속 전망</B>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오는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여는 만큼 경기 관련 코멘트가 주목된다. 뉴욕증시가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로 랠리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증시가 이에 따른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모간스탠리의 리처드 베르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미국은 1년4개월째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는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성명문의 주요 코멘트도 수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어떤 코멘트가 나올지가 투자심리의 방향을 가를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B>◆5월 삼성생명 공모, 외국인 주식자금 주목</B>삼성생명은 지난 23일 공모가가 11만원으로 공모가 밴드 9만원~11만5000원에서 높은 가격에 결정돼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오는 5월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는 대형 재료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셈이다. 삼성생명의 총 공모금액은 4조8881억원, 총 공모물량은 4443만7420주로 이중 40%가 외국인 투자자에 배정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내달 3일~4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외환시장에서는 최대 17억불까지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하루 평균 80억불~90억불 정도 거래되는 서울외환시장에서 이같은 대형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환율이 1100원선을 일시에 깨뜨리고 내려갈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 이전에 삼성생명 IPO관련 외국인 환전 수요가 미리 유입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조금이라도 높은 수준에서 환전을 해놓는 편이 외국인 입장에서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원화강세 가능성으로 봤을 때 지금 환전을 하는 편이 비싼 가격에 달러를 팔 수 있으므로 미리 환전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에서 21일부터 순매수를 나타내 사흘간 5407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B>그리스 구제금융 요청..아이슬란드 등급 우려감</B>그리스 우려감은 해결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리스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23일 오후 EU와 IMF에 공식적으로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15개 유로존 국가와 IMF는 각각 최대 300억유로, 150억유로를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그리스 구제금융이 근본적인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는 없어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로존에 대한 우려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이 국내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감원은 24일 작년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져는 3억8000만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총 대외익스포져(528억달러)의 0.72% 정도로 대부분 선박금융 관련 익스포져다. 이 금액중 대출이 3억6000만달러, 지급보증 2000만달러이며 그리스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2500만달러 수준이다. 주말동안 무디스는 아이슬란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스 우려감은 가셨지만 유로존 악재의 불씨는 도처에 남아있는 셈이다. ◆<B>아직 답 없는 중국 위안화 절상</B>익숙한 환율 하락 재료가 되고 있는 위안화 절상 기대감 역시 별 진전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경우 환율이 반짝 급락장을 나타낼 수 있는 만큼 중국측 코멘트에 주목하고 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주말동안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선제적인 재정 정책과 상대적으로 완화된 통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위안화 환율에 대한 공식 입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다. ◆<B>주말 역외환율 하락..연저점 바짝</B>역외 원·달러 환율은 연저점에 근접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8.0/1109.0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쳤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85원을 감안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08.7원)대비 1.05원 내린 수준이다. 원·달러 1개월물은 장중 저점 1108.0원, 고점 1111.0원에 거래됐다. 마감무렵 달러·엔은 93.97엔, 유로·달러는 1.3384달러를 기록했다.따라서 주초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는 오는 27일 한국은행의 국내총생산(GDP)발표, 28일 한은 3월 국제수지동향, 오는 5월1일 지식경제부 4월 수출입동향 등이 예정돼 있다. 뉴욕에서는 오는 26일 캐터필라를 비롯해 3M, US스틸코프, 텍사스인스투트먼트(TI), 듀퐁, 엑슨모빌, 셰브론 등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오는 28일 미FOMC와 함께 경제지표는 오는 30일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등이 발표된다. 정선영 기자 sigum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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