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보상 개시된 검단신도시 예정지를 가다...보상금 유치를 위한 금융권 '사활을 건' 경쟁 중...보상금 올려달라는 민원인들 농성도 벌써부터 시작돼
지난 22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예정내 LH 검단사업단이 위치한 한 빌딩. 이 빌딩엔 토지보상금을 유치하기 위해 증권사 5곳도 최근 입주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뭐니 뭐니 해도 고객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만나 뵙는 게 최고의 영업이죠. '맨 땅에 헤딩한다'는 각오로 직원들을 총동원해 밑바닥을 샅샅이 훑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예정지에서 만난 한 증권회사 직원의 말이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보상금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보상금을 둘러 싼 보이지 않는 전쟁도 시작됐다. 가장 '극성'인 이들은 보상을 받는 당사자들이었다. 벌써부터 시행사 사무실에서 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이날 오후 인천 서구 원당동 ㅇ프라자 빌딩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검단보상사업단을 찾아가자 고객안내데스크 안쪽에 몇 사람이 스티로폼을 깔고 이불을 덮고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냐고 묻자 "보상금 더 올려달라는 민원인들"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벌써 농성이 시작된 지 오래됐는지, 농성하는 이들이나 옆에서 근무하는 LH직원들이나 무척 서로에게 익숙한 듯 보였다. LH 한 직원은 "저들도 어려운 것이 있으니까 와서 저러고 있겠지 생각하고 있다"며 "나름대로 법과 규정에 의해 최대한 공정하게 보상금액을 책정해도 늘 불만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LH 사업단 직원들은 23일부터 발송되는 보상협의 개시 우편물 작업 마무리에 한창이었다. 내주 중 우편물이 도착하면서 보상협의가 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재결 신청-강제 수용 등 토지 보상을 둘러 싼 시행사-토지주 간의 전쟁이 본격화된다. 보상협의 개시 우편물은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토지보상금을 둘러 싼 또다른 전쟁은 보상금 유치를 놓고 벌어지는 금융권간의 경쟁이다. 이날 현장 확인 결과 LH 사업단 소재 빌딩에 현대ㆍ대우ㆍ미래에셋ㆍ우리ㆍ농협 등 5개 증권회사, 또다른 시행사인 인천도시개발공사 보상사무소 소재 빌딩에 삼성ㆍ한화증권과 기업은행 등 3개 회사가 입주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들 회사들은 2~3개월 전부터 사무실을 차려 놓고 10명 안팎의 직원들을 파견해 4조원대의 보상금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무기는 첫째 '정보'였다. 관보에 게재된 이름ㆍ주소 외엔 고객 정보가 전무한 상태여서 전화번호 등 토지주들의 신상 정보를 하나라도 얻기 위해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맨발'도 무엇보다도 중요한 무기다. 금융거래 자체가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만큼 고객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는 게 가장 좋다. 따라서 각종 행사, 고객의 집ㆍ사무실 등을 발로 누비고 있다는 것이다.대우증권 검단사무소 이소영 소장은 "고객의 집을 찾아갔다가 부재 중일 경우엔 계실 때까지 몇번이고 찾아가서 직접 뵙고 말씀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어차피 채권 보상에 따른 수수료는 시장에서 결정돼 있어서 고객들과의 신뢰쌓기가 영업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고'도 핵심 키워드다. 각 금융회사들은 기존의 직원들 중 검단 지역과 사소한 인연이라도 있는 직원들을 총동원해 고객 영업에 나섰다. 우리증권 검단사무소 한 직원은 "전체 직원들 중 학연ㆍ지연이나 평소 검단 출신 고객이 있는 직원 10명이 이곳으로 파견돼 지금도 고객과 만나러 현장을 누비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단신도시는 오는 2015년까지 인천 서구 원당·마전·오류·당하·불로동 일대 1만8121㎢의 부지에 7만여 가구를 짓는 3기 신도시 사업이다. 1지구(1만1181㎢) 토지소유주들에 대한 보상이 이날 손실보상협의 개시를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보상금은 총 4조3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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