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철강산업 패러다임 바꿨다

현대제철 '아이언 드림' 당진 일관제철소 준공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 32년 대이은 도전 결실올 車 외판제 개발 완료··내년 850억 R&D 투자

(오른쪽부터) 송광호 한나라당 최고위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이명박 대통령,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8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에서 일관제철소 준공 버튼을 누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제철을 통해 세계 철강시장에서 새롭고 능동적인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습니다."정몽구 ㆍ기아차그룹 회장은 지난 8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2500여명의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종합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선언했다.이날은 그의 아버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 때부터 32년간에 걸친 긴 기다림 끝에 얻어낸 성과라 의미가 크다. 지난 32년 동안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 부자에게 고로사업은 '4전 5기'라 부를 만큼 도전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지난 1978년 5월 포스코와의 제2 제철소 경쟁, 1994년 부산 가덕도 제3 제철사업, 1996년 신규 고로 추진에 이은 경남 하동에 고로 건설 계획이 모두 깨지면서 고로는 현대와 인연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마저 나왔다.하지만 환갑을 넘은 정 회장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다.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하면서 충남 당진에 제철소를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정 회장은 자동차 사업장이 있는 울산보다 당진공장을 더 자주 방문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2006년 착공을 시작한 후에는 1주일에 2~3번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헬기로 공사 현장을 드나들며 공사 과정을 꼼꼼히 챙겼다. 자신의 꿈이자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한이었기에 더욱 정성을 들였던 것.철저한 관리와 준비를 통해 이날 드디어 당진 일관제철소는 준공됐다. 정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힘찬 어조로 준공식 축하를 위해 방문한 2500여명의 내외빈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오는 11월 제2고로가, 2015년경으로 예상되는 제3고로 공사가 완료되면 현대제철의 전체 조강생산능력은 고로와 전기로를 포함해 연산 총 2350만t으로 증대돼 세계 10위권 철강업체로 급부상하게 된다.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철강산업 제2의 도약을 선포하는 현장에 와 있다"면서 "2006년 10월 황량한 갯벌을 막아 첫 삽을 뜬지 3년 반 만에 한국 철강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이 세워졌다"고 극찬했다.◆아파트 2400세대분 콘크리트 타설= 당진군 송산면 소재 740만㎡(224만평) 부지에 세워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는 하루 1만명 이상의 인원이 건설설비에 투입된 대역사였다. 본격적인 건축공사가 진행된 지난 2008년 약 260만명의 인력이, 각종 설비 설치공사가 활발히 이뤄진 지난해에는 320만명에 가까운 인력이 현장을 누볐다.이 기간 동안 동원되는 건설장비만 총 48만6000대, 콘크리트 타설 물량은 228만5000㎥에 이른다. 건설장비는 월 평균 1만800대, 일일 평균 432대의 건설장비가 현장에 투입됐으며 지반을 다지기 위해 파일을 박는 항타기를 비롯해 덤프트럭, 컴프레셔, 지게차, 펌프카 등 현장에 투입되는 장비의 종류도 300여종에 달한다.건설에 타설된 콘크리트의 경우 구입비용만 1000억원에 달한다. 이 양은 80세대가 거주하는 20층 규모의 아파트 1동을 건설하는데 타설되는 콘크리트양이 대략 7500㎥임을 감안하면 무려 2400세대 규모의 아파트 300여동을 짓는데 소요되는 양에 해당한다.이렇게 지어진 당진 제철소는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국내 한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현대제철 제철소의 고용유발 효과는 건설에 9만3000명, 운영에 7만8000명에 이르며, 1ㆍ2고로가 모두 가동되면 총 1조7000억원의 중소기업 매출 창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설에 13조원, 운영에 11조원 등 총 24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하고, 연간 800만t의 고급 철가재가 국내에 공급되면 80억달러 상당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해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내년부터 車외장재 양산= 자동차 전문 제철소를 지향하는 현대제철은 올 연말까지 자동차 강판에 사용되는 외판재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자동차 외장재는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요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부터 고로에서 생산되는 자체 슬래브를 이용해 자동차 내판재로 사용되는 자동차강판을 양산하고 루프와 도어 등에 적용되는 외판재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또한 내년 외판재 양산, 2012년 고성형 외판재 개발, 2013년 초고강도강 개발 등 자동차 개발 로드맵을 마련해 고로 조업 정상화에 맞춰 고부가가치 제품의 강종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제품 개발 단계를 단축시키기 위해 현대제철은 2007년 2월 현대제철연구소를 완공해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지난해까지 열연강판 104종, 후판 84종 등 총 188종의 제품을 개발해 제품생산에 적용하고 있으며 2009년 한해에만 880건의 특허를 출원했다.내년에는 연구개발 분야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내년 850억원을 투자해 연구소를 증축하고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해 나갈 방침이다.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동차산업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자동차강판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에 건전한 경쟁체제를 구축해 철강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당진(충남)=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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