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배동명 교수 등 전문가, 군 대응에 회의적 반응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침몰한 천안함과 관련해 해난구조와 조선공학 전공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군의 대응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 상황이 어렵겠지만 현재 알려지는 조치들은 가능성이 없거나 실효성이 부족한 방법들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리고 생존과 구조 가능성을 냉정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산소주입? 물 안 들어가게 산소만 넣을 수 없다 우선 함미에 산소를 공급했다는 발표에 전문가들은 매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경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배동명 교수는 “틈이 있는데 공기만 들어가고 그동안 물이 안 들어갈 수 있었겠느냐”며 “이미 존재하던 틈으로 선내에 생존자가 있을 수 있는 공간에 산소를 공급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함동참모본부는 29일 저녁 함미를 수색하던 해군 해난구조대 요원들이 선체의 틈을 발견해 산소통 1개 분량의 산소를 주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배 교수는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살리겠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런 조치들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의 유재문 교수 역시 “수심 40m면 수압이 상당히 세기 때문에 밀폐된 통로를 통해 고압으로 산소를 주입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침몰된 함내에 산소를 주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고 이미 열려있는 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는 힘들다고 밝혔다.◇ 진입 후 구조? 굉장히 힘든 작업군은 그동안 함체의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 생존자를 확인하고 구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대단히 힘든 작업이라는 의견이다.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이은방 교수는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 출입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며 "문이 조금만 뒤틀려 있어도 상당한 물리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선박 전문가들도 "45m 해저에서 한정된 인력으로 생존자를 찾아내 구조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도 "선체를 찢고 진입하는 것은 구조를 포기하는 것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진입해서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구조 가능성 냉정히 평가해야30일 구조작업을 실시하던 UDT 소속 대원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일어난 가운데 전문가들은 구조가능성을 냉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 전문가는 "해저 구조 작업은 매우 위험한 작업이고 해외에서도 구조를 시도하던 잠수사가 사망한 경우가 있었다"고 전제하고 "어차피 큰 위험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노력이니만큼 다른 곳에서의 의견보다 현장에서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전문가는 '살아 있을 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살아있는 사람'도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한편, 이 전문가를 포함해 복수의 선박 전문가들은 실종자들의 생존가능성 자체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조심스레 밝혔다. 이들은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고, 빠른 시간 내에 선체를 수면으로까지만 끌어내고 구조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 군..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살리려 노력이런 지적들과 관련해 우리 군은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합참 관계자는 “(산소를 투입하는)조치를 통해 격리된 다른 공간에 산소를 전달할 수는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주입된 공간의 절반 정도에 물이 차 있다고 가정하고 그 빈 공간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생존자에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도 “생존 가능성이 있다, 없다를 떠나서 생존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김도형 기자 kuerte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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