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6월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른 무상급식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방선거 전망이 불투명한 민주당 등 야권은 초중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카드로 한나라당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전면 무상급식론은 좌파의 포퓰리즘이라고 역공을 펴고 있다. 무상급식 논쟁은 여야 대결만이 아니라 같은당 내부에서도 적잖은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야권, 무상급식 카드로 지방선거 주도 야권이 무상급식론을 꺼내든 이유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단순 명쾌한 공약이라는 점 때문이다. 예산을 이유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에도 4대강 예산을 삭감하면 충분하다는 반박 논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5일 당내 무상급식추진특위 위원들과 무상급식을 실시 중인 경기 과천 관문초등학교를 방문해 학부모, 학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지방선거는 정권 중간평가 성격을 띠기 때문에 선거구도 자체가 여권에 불리하다. 구여권이었던 민주당이 참패했던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든든한 차기 후보군을 보유하고 있어 낙승을 거뒀다. 야권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이다. 오는 2012년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담보해줄만한 확실한 차기주자가 없다. 또한 촛불시위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국정수행 지지율도 40~50%에 이른다. 막연한 정권심판론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때문에 국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교육생활 이슈를 꺼내들었다. 무상급식 문제는 특히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야5당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접착제 역할도 하고 있다.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무상급식 문제만큼은 별다른 이견이 없다. 야권은 무상급식 이슈가 내심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전을 뒤흔들었던 청계천 복원 이슈만큼의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격 나선 한나라당..원희룡 지도부 비판 한나라당은 막대한 재원문제와 실현 가능성을 이유로 야권의 전면 무상급식론 주장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마디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예산집행의 책임이 없는 야당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주장을 부자급식으로 일축하고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서민 무상급식'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선거에서 이긴다면 나라를 거덜 내고 좋다는 위험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며 "'무조건 무상급식'은 2조원의 혈세를 학부모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18일 당정회의를 거쳐 무상급식 전면도입에 대한 반대당론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무상급식에 대한 당의 입장과는 다른 소속 의원들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에다가 이념을 갖다 붙이는 것은 문제가 많은 접근법이다. 획일적인 당론을 정할 시점이 아니다"고 지도부 입장에 반기를 들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성순 민주당 의원 역시 "무상급식 의무화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역기능이 적잖아 신중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기한 바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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