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문소정 기자] #1.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박모씨. 학군이 뛰어난 강남 대치동 일대에 전세집을 구하려고 하지만 여지껏 제대로 집 한번 구경하지 못하고 있다. 영등포에 사는 박씨는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소에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전세집을 보기 위해 그 곳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공인중개소에 도착하자 중개인이 건내는 말 "조금 전에 계약이 돼 버렸네요. 죄송해서 어쩌죠, 요즘엔 전세물건이 오전에 나왔다지만 하루 넘기기가 쉽지 않네요." #2.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에 세들어 사는 이모씨. 이달 30일이 전세 만료일이지만 아직까지도 이씨는 옮겨갈 집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세 만기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 일대에서 전세집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 당연히 이씨는 재계약을 하고 싶다. 하지만 집주인이 2년전 전세 가격보다 80%(1억5000만원) 정도 올려 달랜다. 이 같은 목돈 마련은 어렵운 상태. 인근 다른 집을 알아보려 해도 이 일대 전세 물건이 품귀현상을 나타내고 있다.서울 강남 송파 일대 전세가 상승이 심상찮다.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낸 강남 전세값은 올해 들어서 상승폭이 대폭 커진 모습이다. 매물 품귀현상을 동반한 이 일대 아파트 전세값이 최근 열흘 사이 최고 6500만원이나 치솟은 곳도 있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대치현대아파트 138㎡의 전세 가격은 5억8000만~6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말(12월 31일)보다 6500만원이나 폭등했다. 이 아파트 인근의 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보다 보통 5000만원 이상 뛰었다"면서 "현재 112㎡도 4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연말 대비 5500만원 가량 상승했다"고 전했다.대치동 은마아파트(113㎡)도 3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는 등 지난해 연말대비 3000만원 정도 올랐다.시장에서는 전세값이 폭등한 아파트의 대부분이 전통적인 강남 '명(名)' 학군으로 고교 선택제 시행에 따른 가격 폭등 현상으로 진단했다. 대치동의 K공인 관계자는 "강남지역, 특히 대치동은 전통적으로 명문학교, 명문 학원이 자리하고 있어 이 같은 시기에는 보통 전세 가격이 오른다"며 "하지만 올해 같이 큰 폭으로 상승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송파구 잠실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은 신천역을 중심으로 잠실주공 1~3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한 엘스(5678가구), 리센츠(5563가구), 트리지움(3696가구) 등 2만여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첫 입주 당시만해도 2억5000만원 정도 선이던 이 일대 112㎡ 규모의 전세 가격은 2년이 지난 지금, 2배 가까이 올라 4억~4억5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마저도 물건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수요층이 높은 이 일대 30평형대 전세 물건은 전체를 통틀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잠실동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트리지움 112㎡의 전세가는 현재 4억4000만원 정도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2007년 8월 첫 입주 당시보다 2배 정도 오른 가격"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하지만 이 가격에 물건이 나와도 하루를 넘기는 적이 없다"면서 "한겨울이지만 이 일대에서 전세집 구하기는 거의 전쟁터 수준"이라고 전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문소정 기자 moons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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