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하한가로 떨어진 것을 잡았는데 상한가로 뛰어오르고 있다."직접 매매를 해 본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는 시나리오다. 단 몇시간, 몇분만에 30% 수익의 환상은 투자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하지만 욕심에 눈먼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높은 수익을 올리게 하는 투자에는 반드시 그만큼 위험도 뒤따른다는 것.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공식은 투자의 세계에선 진리다.17일 법원의 강제 회생안 인가로 청산 위기에서 벗어난 쌍용차가 주식시장에서도 극적인 행보를 보여 투자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해외채권단의 회생안 반대로 청산위기에 몰렸던 쌍용차에 대해 법원은 국내 채권단과 이해관계자들의 바람대로 회생안을 강제인가했다.이를 예상한 듯 쌍용차는 17일 개장부터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기로 한 오후 2시가 되며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플러스권을 줄곧 유지하던 주가가 순식간에 하한가로 떨어졌다. 법원이 회생안을 강제인가해 주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투매에 나선 투자자도 적지 않았을 상황이 발생한 것. 하지만 불과 몇분이 지나지 않아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하한가 추락 5분만에 다시 플러스권으로 진입한 것. 법원이 강제인가 판결을 내릴 것이란 쪽에 갑자기 무게가 실렸다. 그리고 법원의 강제인가 판결이 뒤따랐다. 주가는 한차례 더 용트림쳤다. 주가는 플러스 13.76% 오른 4300원까지 뛰며 장중 하한가에서 상한가 진입의 역사를 만들 기세까지 보였다. 이때 다시 한번 반전이 일어났다. 회생안 인가 공시가 나오 직후 감자 공시가 연이어 나왔다. 바로 매매도 정지됐다. 당시 주가는 7.41% 오른 4060원이었다. 고가에 잡은 투자자들은 손절매할 기회조차 놓칠 위기에 빠진 것이다.우려는 다음날 바로 현실이 됐다. 18일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밀렸다. 오전 10시12분 현재 거래량 91만여주에 하한가 잔량만 1200만주 이상 쌓인 상태다. 전날 거래량이 5647만여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고점에 물린채 팔 기회조차 놓친 셈이다.기회와 위험은 항상 공존한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예외는 없다. 비상식적인 급등 뒤엔 반드시 급락이 뒤따른다. 그걸 알면서도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내 차례에서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폭탄돌리기는 일반 놀이와 다르다. 일반 놀이에서 폭탄을 맞는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주식시장에선 다수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폭탄을 맞는 구조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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