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 찍은 외환은행 '살까 말까'

기대감 과도하게 반영..기대치 낮춰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부진한 게걸음 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이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다시 부각된 M&A 이슈다. 지난 20일 장 마감 후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또다시 외환은행의 주가가 치솟는 양상이다. 이미 KB금융과 산은지주, 농협이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가운데 하나금융까지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외환은행 M&A와 관련된 그림이 아직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은 가운데 주가는 이미 연고점을 찍은 만큼, 향후 M&A 방식에 대한 갈피가 잡힐수록 주가는 더욱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매수 시기를 타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실상 추가 여력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게 시장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지난 2008년 HSBC가 외환은행 인수에 나섰을 당시 제시했던 가격이 장부가의 1.5배였는데, 현 시점 기준으로 장부가의 1.5배는 대략 1만9000원 전후다. 문제는 최소 주당 1만9000원에 매각된다 하더라도 주가가 그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느냐는 점이다. 황헌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장부가의 1.5배를 제시했을 당시 시장에서 거래된 최고가격은 1.3배였다"며 "M&A 프리미엄은 대주주만 누릴 수 있을 뿐 소액주주가 그만한 가격을 받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1.3배라고 본다면 약 1만7000원에 근접한 주가 수준인데, 23일 오전 11시 기준 외환은행의 주가는 1만5000원. 지금 매수에 나선다 해도 투자 메리트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예상할 수 있는 기대 수익은 10~20% 정도인데, 이는 큰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온다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주가가 조정을 보일 때 분할매수에 나서거나 아니면 기대치를 크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긍정론자들은 외환은행의 뛰어난 실적을 거론하며 M&A 이슈에 실적까지 뒷받침해주니 금상첨화가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외환은행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300억2700만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1.2%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시장의 이익 전망치도 점차 상향조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은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굉장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만 가지고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1년 후에는 누구 품에 들어갈지 모르는 회사인 만큼 장기투자가 어려운 게 사실이고, 그러다보니 실적만 보고 중장기 투자에 나서는 게 쉽지 않다는 것. 그는 "저가에 이미 주식을 사둔 투자자라면 몰라도, 이미 기대감이 지나치게 반영된 상황에서 추가 매수에 나서기는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환은행의 주가가 1만5000원대의 벽에 부딪히는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날 외환은행 주가가 1만5450원까지 갔다가 다시 상승폭을 반납했듯이, 외환은행은 1만5000원대를 넘어서면 차익매물이 나오고, 1만4000원대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다"며 "이를 통해 트레이딩 매매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5분 현재 외환은행은 전일대비 350원(2.39%) 오른 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중 1만5450원까지 올라서면서 연고점을 새로 쓰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11포인트(-0.19%) 내린 1617.49를 기록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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