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성기자
가난한 인도사람들에겐 IT강국은 한없이 멀기만 하다<br />
이곳 사람들은 '인도= IT 강국'이라는 등식에 쉽게 동의하지 못한다. 일상 어디에서도 IT강국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를 짧게 접해본 여행객들마저도 'IT 강국'이라는 표현에 의구심만 잔뜩 안은 채 인도를 떠난다. 실제로 인도는 컴퓨터 보급률과 인터넷 이용률, 인터넷 속도 등 IT관련 지표들만 보면 세계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IT 후진국'이다. 하지만 여전히 밖에선 인도를 IT강국으로 칭한다. 왜 그런 것일까? 바로 인도가 가진 '뛰어난 IT 인력' 때문이다. 인도는 십 수년 전부터 미국 등 선진국으로 이민 갔던 IT 고급 인력들에게 많은 돈을 쥐어주면서 다시 불러들였다. 이민자들은 속속 돌아오기 시작했다. 나날이 경제 성장을 이루는 모국(母國)에서 높은 급료를 받으면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데, 굳이 타지생활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역이민 온 고급 IT인력들은 인도로의 아웃소싱과 투자를 이끌어냈다. 미국 실리콘 밸리와의 12시간 시차는 인도의 존재 가치를 높여줬다. 고급인력과 과감한 투자는 인도를 소프트웨어와 아웃소싱을 넘어 고부가가치 IT산업의 허브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인도는 생명공학(BT)과 연구개발(R&D) 시스템개발, 의학리서치 등에 있어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인도는 IT, BT 등에 있어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지녔다. 그러나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두뇌 산업'이다. 실질적으로 인도에서 접하는 것은 열악한 IT인프라와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소의 모습뿐이다. 그러니 이곳 사람들은 오히려 'IT 강국'이란 말이 낯설다. 인도에서 평생 컴퓨터 한번 못 만져본 수억 명이라고 한다. IT는 이들의 삶에서 한없이 멀게만 느껴질 뿐이다. 갈수록 커지는 빈부의 격차만큼 '문명의 이기'에 대한 계층 간 차이도 점차 벌어지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 같다. 글= 여진환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co.kr◇ 기계 분야에 관심이 많은 여진환 씨는 Uttar Pradesh (이하U.P) 주립공대 IEC college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이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