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인사이드] 버핏이 나섰다

美 2위 철도회사 인수..다우운송지수 10거래일만에 5일이평선 회복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나선 날 다우지수의 선행지수로 알려진 다우 운송업종 지수가 5.28% 급등하며 무려 10거래일 만에 5일 이평선을 회복했다. 버핏은 3일(현지시간) 시가총액 기준 미국 2위의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을 총액 440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버핏이 '다른 사람들이 탐욕적일 때 두려워하고 다른 이들이 공포에 빠졌을 때 탐욕스러워하라'는 투자원칙을 누구보다 강조해왔음을 생각하면 그의 이번 벌링턴 노던 인수는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다우지수가 1만선 안착에 실패한뒤 S&P500 지수가 60일 이평선을 밑도는 등 현재 뉴욕 증시는 3월 랠리후 가장 힘든 시기 중의 하나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특히 자신이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에 나선 것이라며 미국의 미래에 올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랠리후 가장 심각한 위기의 순간에 가장 공격적 투자에 나선 셈이다. 그만큼 버핏은 지금이 저가 매수에 나설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버핏은 지난달 말 블룸버그 통신이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가장 현명한 투자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설문에서 4명 중 1명이 버핏을 가장 현명한 투자자로 선정했다. 실제 버핏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에도 골드만삭스와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에 대규모로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바 있다. 버핏이 움직이면서 이날 뉴욕 증시는 보합마감됐다. 유럽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증시가 1% 이상 하락하며 거래를 마친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다. 스위스 은행 UBS의 실적 악화와 RBS의 추가자금 조달설 등으로 인해 개장초에는 약세를 보였지만 꾸준히 낙폭을 만회하는 모습이었다. UBS가 유럽 은행 중에서는 가장 큰 금융위기 손실을 입었던 은행이라는 점에서 UBS의 손실 악화는 사실 새로운 악재는 아니었다. 버핏의 투자가 옳았음을 지지해 주기라도 하듯 제조업 지수 호조도 이어졌다. 공장주문 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자동차 판매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뉴욕증시 내부적으로는 악재보다 호재가 눈에 띄었던 날이었다.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주총이 열리는 날은 네브래스카주의 소도시 오마하가 1년 중 가장 많은 인파로 붐비는 날이기도 하다. 버핏의 한 마디를 듣기 위해 광신도들처럼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것. 버핏이 연례주총에서처럼 향후 주식시장에서 광신도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욕 멜론은행 웰스 매니지먼트의 크리스토퍼 셀던 투자전략 부문 이사는 "버핏이 돈을 집어넣으면 사람들이 따라 돈을 넣는다"며 "움츠려든 소비자들은 버핏이 하는 것처럼 어떤 것의 이면을 봐야만 한다"고 말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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