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떨어지는데 전셋값은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 초 전셋값이 떨어져 역전세난이 생겼던 것과는 반대현상이다. 이는 통상 매매가와 전세가는 서로 연동돼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각 시장에 영향을 주는 서로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우선 매매거래의 경우 대출규제 등 정책이나 제도, 유동성 등 재테크와 연관된 심리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매매값에는 집의 실제적 사용가치와 더불어 시세상승 기대값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반면 전세는 수급과 소득에 민감한 시장이다. 지역별로 격차가 있지만 재개발 뉴타운 등 지역의 이주수요, 입주물량 부족, 1억원 이내에 들어갈만한 주택이 많지 않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물론 매매가가 하락하고 있는 지역은 올 상반기 가격이 급등했던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강동, 마포 등 강남발 시장상황에 민감한 지역이 주를 이룬다. 또한 해당지역의 집값이 급등했던 수준과는 다소 느린 속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소강상태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강남권의 경우 지난 2006년 12월 매매값이 최고점이었고, 강북의 경우는 지난해 4~6월 최고점을 찍었다"면서 "금융위기 영향으로 최저점을 보였던 집값이 상반기 경기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각종 호재 등의 힘을 받고 오르다가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후유증과 대출규제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회복세다"라고 설명했다.다만 올 상반기 만큼의 상승세는 앞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세제혜택 연장, 호재 등이 쏟아지지 않는 이상 올 상반기 만큼의 매매시장 상승세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시장은 국지적으로 물건부족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서울 도심과 강북권을 중심으로 지난 2월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10월 말쯤에는 추워지는 계절적 요인으로 거래가 줄며 소강상태를 보이는 전세시장이 강북지역 등 물량이 부족한 지역 중심으로 전세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내년 봄 이사철에는 더욱 전세난이 심각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전셋값은 아파트 매매 대기자들이 보금자리 주택, 신규 아파트 분양으로 매매 시기를 늦추면서 전세시장에 머무른 상황에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한편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오른다고 해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고, 매매가도 급등한 시기의 오름폭 수준보다는 많이 내려가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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