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 H기업 고위 임원이 "언젠가 꼭 컨버터블 스포츠카를 살 겁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젊었을 적 모터사이클을 즐겨타던 그 임원은 얼굴을 스치던 바람과 자유로움, 그리고 그 짜릿함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했다. 환갑이 되도록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꿈을 이야기하는 순간 20대로 돌아가 있었다.이 중년 신사의 꿈을 이뤄주기에 포르셰의 첫 4도어 그란투리스모 모델 '파나메라'는 전혀 손색이 없다. 비록 컨버터블은 아니지만 속도감이나 성능은 경쟁 차종에 비해 훨씬 뛰어난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포르셰에서도 파나메라의 콘셉트를 '사회적으로 성공한 중년이 어렸을 적 자신의 드림카를 실현하는 차'로 잡았다. 그래서인지 파나메라를 찾는 고객들의 연령대로 30~50대까지 폭넓게 형성돼 있다. 파나메라는 S, 4S, 터보 세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4S다. 파나메라의 외관 디자인은 세단과 왜건형 디자인을 합해 놓은 듯하다. 또 둥근 헤드라이트와 낮은 본네트, 넓은 트렁크와 역사다리꼴 모양의 뒷 유리 등 포르셰의 DNA도 담고 있다.
파나메라의 실내는 비행기 조정석을 연상시킬 정도로 많은 버튼들이 있다. 운전 중 LCD화면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찾아야하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서다. 언뜻 복잡해보이지만 주로 쓰는 버튼의 위치를 익혀두면 조작하기는 무척 쉽다.파나메라는 어느 좌석에 앉든 최고의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네 좌석에서 온도와 바람 세기, 바람 방향 등을 따로 조절할 수 있는 4구간 자동 에어컨이 장착돼 있을 뿐만 아니라 뒷좌석 가운데 있는 팔걸이도 필요한 높이로 조절할 수 있다.
파나메라의 트렁크로 다른 포르셰와 마찬가지로 넓게 설계됐다. 트렁크는 골프백 5개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짐이 많을 경우 뒷좌석을 접어 트렁크 공간을 넓힐 수도 있다. 파나메라는 고속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속도를 내는 데 걸린 시간은 5초. 변속 충격도 없었다. '이쯤 되면 속도가 70~80km/h정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계기판을 보니 속도계 바늘은 이미 100km/h를 넘어 120km/h를 향하고 있었다. 이후에도 파나메라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최고속도 282km/h에 도달했다. 전장은 낮게, 전폭이 넓게 설계된 덕분에 282km/h라는 계기판의 수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는 안정된 느낌을 줬다.파나메라의 오토스타트앤스탑(auto start and stop)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오토스타트앤스탑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오토스탑과 마찬가지로 정지 상태에서 엔진 구동을 멈춰 연료 소모량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뒤로 밀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반드시 기어 조작을 해줘야한다. 하지만 파나메라는 정지 상태에서 저절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를 유지해주는 덕분에 밀림 현상 없이 출발할 수 있었다. 덕분에 파나메라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7.4km이며 정속주행을 할 경우 11km까지 나온다.파나메라의 차량 가격은 S모델 1억5730만원, 4S 1억6910만원, 터보 2억2500만원이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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