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소비자대출 구제문제로 다시 정쟁

[아시아경제 김병철 두바이특파원]쿠웨이트 의회가 모든 국민들의 소비자 대출을 정부가 구제해 줘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정부와 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5월 총선을 치룬 뒤 구성된 의회와 정부가 다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현재 50명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이 은행에서 빌린 총 60억 디나르(210억 달러) 규모의 소비자 대출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이자를 탕감하고 원금상환 기한도 연장해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27만 8000여 명의 쿠웨이트 국민들이 주택과 자동차 구입, 여행 등을 위해 소비자 대출을 얻었으며, 이중 약 10만 명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법적 조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쿠웨이트 재무장관인 무스타파 알 쉬말리는 최근 "정부가 국민들의 채무를 해결해 주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그 대신 5억 디나르(17.5억 달러) 규모의 '디폴터 펀드'를 설립, 채무 불이행자를 돕고 있으니 여기서 도움을 받으라는 입장이다. 더구나 이러한 방식은 채권자인 은행들도 선호하는 방식이며, 무엇보다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쿠웨이트 정부가 이라크와의 전쟁배상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250억 달러나 되는 큰 돈을 이라크에 투자하는 등 해외에는 돈을 펑펑 쓰면서 정작 어려움에 빠진 자국민들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쿠웨이트 국민들은 부자나라의 국민으로서 정부의 혜택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는 게 이 국회의원들의 논리다.한편, 지난 3월 쿠웨이트 통치자(에미르) 셰이크 사바 알 사바는 정부와 의회간의 관계악화를 이유로 의회를 해산했으며, 이는 벌써 지난 2006년 5월 이후 세 번째 해산이었다.쿠웨이트는 지난 4년 동안 정부와 의회간의 심각한 대립으로 초대형 유전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쿠웨이트', 미 다우 케미컬과의 석유화학 합작사업,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NRP)등 초대형 사업들이 줄줄이 중단되거나 취소됐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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