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현대차노조 새 집행부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6년만의 중도 실용주의 노선의 이경훈 지부장 체제가 금속노조와의 잡음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내부에서도 강경파의 입김이 거센 현장조직과의 노노갈등이 촉발되는 등 순탄치 않은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신임 지부장 당선된 이후 한 달이 지났음에도 지부장 취임식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파행을 겪고 있다. 당초 지난 15일 윤해모 전 지부장의 이임식을 겸해 새 집행부의 출범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었지만, 확정된 날짜를 제시하지 않은 채 연기된 바 있다. 경영진과의 임단협 돌입 시점과 절차에 대한 집행부와 현장 조직 간의 이견이 노노갈등의 단초가 되고 있다. 당초 이경훈 지부장 측은 대의원 선거 일정을 짜기에 앞서 조합원의 복리증진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차원에서 임단협을 우선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지난 12일 열린 확대운영위에서 현장 조직들이 '선(先) 대의원 선거- 후(後) 임단협'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노조 관계자는 "이경훈 지부장이 임단협 연내 타결을 호소하고 있지만, 대의원 선거를 통한 헤게모니 장악을 노리는 현장 조직에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지부는 오는 30일 대의원 선거 이후 내달 중순 임단협 개시로 향후 일정을 변경하면서 연내 교섭 타결 가능성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부 쪽에서 내달 16일부터 임단협에 돌입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공문조차 전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 집행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임단협 일정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금속노조와의 관계도 여전히 앙금으로 남아있다. 이달 조합비 8억원을 기존 지부체제 방식으로 일정비율(56%)을 돌려받는다는 조건에 납부하기로 했지만, 금속노조가 여전히 지역지부 체제 전환을 고집하고 있는데다 임단협 교섭권 위임에 대해서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금속노조가 대각선 교섭 등 기존 협상테이블을 고수할 경우 여전히 응할 수 없다"며 "새 집행부가 교섭권을 위임 문제와 현장 제조직과의 관계를 풀어나가야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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