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금융회사들이 출시한 '녹색금융상품'의 상당수가 '무늬만 녹색'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석현 의원(민주당)은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녹색금융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나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 금융기관이 너도나도 녹색금융상품을 출시해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말 현재 펀드를 제외한 금융권의 녹색금융상품 취급규모는 모두 42개에 4조4000억원 규모이며, 녹색펀드는 9월말 기준으로 총 71개 펀드에 설정액 1조6000억원이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같은 규모는 녹색금융상품에 대한 법적 정의나 규정도 없이 금융기관이 자의적으로 선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금융회사들이 녹색상품이라고 내놓은 것을 구체적으로 보면 녹색상품의 정의나 개념에 부합하는지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이 의원은 하나은행의 'S라인 적금'(체중감량에 따른 보너스 제공), 우리은행의 '로봇시대론'(한국로봇산업협회 추천을 받은 기업 지원), 경남은행의 '후불 하이패스카드'(고속도료 통행료 후불결제 전용카드) 등을 녹색금융상품으로 보기 어려운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녹색펀드 역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취급하는 펀드는 환경관련 투자비중이 13%이내이며, 대신투신운용의 펀드 역시 기준이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했다.이 의원은 "금융당국도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부터라도 녹색금융에 대한 개념과 기준을 만들고 녹색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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