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때 “안 불고 피 뽑겠다” 덤비다간 낭패

[중앙일보 정효식] 운전자가 도로에서 음주단속에 걸린 뒤 불복하고 채혈 측정을 하면 유리할까, 불리할까. 28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한나라당 김소남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채혈 측정을 받은 1만8727명 가운데 83.8%인 1만5695명의 혈중알코올 농도 수치가 간이호흡기 측정 때보다 더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258명은 면허정지에서 면허취소가 되는 등 1262명이 호흡기 측정보다 더 센 행정처분을 받았다. 연도별로도 2005년 64.4%→2007년 74.2%→지난해 80.4%가 채혈로 측정할 경우 수치가 더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올해 채혈 측정자의 13.9%인 2607명은 호흡기 측정 때보다 수치가 낮아졌다. 이들 가운데 1021명은 변동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서 행정처분을 감경받았다. 441명은 면허취소→정지, 529명이 정지→처벌 기준 이하로 떨어졌고, 51명은 면허취소→처벌 기준 이하로 두 단계 감경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호흡기 측정을 믿지 못하고 불복하는 운전자들의 수는 2006년 4만1595명, 2007년 4만5383명, 지난해 4만8714명으로 최근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삼성서울병원 기창석(진단검사의학) 교수는 “간이호흡기 측정은 알코올이 폐에서 여과되는 효과가 있어 채혈검사보다 일반적으로 농도가 떨어지는 수치를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안이나 기도에 남은 알코올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혈중농도 측정은 직접 채혈로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검사”라고 덧붙였다. 김소남 의원은 “호흡기 측정에 불복해 채혈을 요구하는 운전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경찰이 음주측정기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정기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정효식 기자의 블로그 //blog.joins.com/jjp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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