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유통속도 0.7대로 올라서며 6분기만 상승전환
올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큰 폭으로 증가, 통화유통속도도 소폭 개선되며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됐던 작년 4ㆍ4분기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상승폭이 미진해 리먼사태 이전인 작년 3ㆍ4분기 수준에는 못 미쳐 아직까지 시중 자금이 실물 부문에 원활히 투입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704를 기록했다. 지난 1ㆍ4분기 0.687로 떨어져 사상 치저를 기록한 후 조금 나아진 수준이며 작년 4ㆍ4분기의 0.703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작년 3ㆍ4분기의 0.748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통화유통속도'는 명목국내총생산(GDP)을 광의통화(M2)로 나눈 것으로 시중에 돈이 도는 속도를 보여주는 대표지표 중 하나다. 통화유통속도는 분기별로 볼 대 2000년대 들어서는 0.8대를 유지했지만 작년 1ㆍ4분기에 0.778로 떨어진 후 올 1ㆍ4분기까지 하락세를 지속해 오다 6분기만에 상승전환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2007년 말 이전에는 0.8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올 2ㆍ4분기 통화유통속도가 0.704로 올랐다고 해서 시중 자금이 원활히 돌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반면 2ㆍ4분기 명목GDP는 전기대비 4.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고 실질GDP 역시 전기대비 2.6% 성장하며 2002년 1ㆍ4분기 이 후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물경제 호전에도 불구하고 통화유통속도가 개선되지 못하면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제한하고 유동성 함정이라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통화승수, 즉 광의통화를 본원통화로 나눈 수치도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작년 금융위기 때 직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 6월 통화승수는 25.2로 전월(24.8)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작년 8월의 26.7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긴축기조로의 전환에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것도 이같이 현재 금융시장의 자금순환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잡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과연 연말 이전에 '금리인상'이라는 카드를 내밀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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