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스위스 대형은행 UBS로부터 탈세 혐의 미국인의 계좌정보를 넘겨받기로 한 미국 국세청(IRS)이 이번에는 헤지펀드 투자자를 타깃으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BS와 합의 후 더글라스 슐만 IRS 청장이 "탈세자들을 찾기위한 작업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헤지펀드가 다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WSJ은 헤지펀드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역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미국인들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트로이굴드의 샤흐자드 말락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전문가는 “역외 헤지펀드 미국인 투자자들은 마치 대표적인 조세 피난처인 케이만제도에 있는 것과 같다”며 “IRS는 이들을 다음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재무부는 해외은행 계좌를 갖고 있거나 역외 뮤추얼펀드 투자자들에게 해외금융계좌 보고서(FBAR)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간 세금 관련 변호사들은 역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미국인들은 FBAR을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IRS 관계자들은 역외 헤지펀드 투자자들도 FBAR을 반드시 제출해야 함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변호사들은 투자자들에게 고객 경고 서한을 보냈고 IRS가 역외 헤지펀드 투자자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형 금융업체들이 핵심 타깃= 콜롬비아 대학 로스쿨의 알렉스 라스콜리니코프 교수는 “IRS와 법무부(DOJ)가 대형 금융기관을 통해 헤지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 가운데 탈세자들을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썬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과일(low-hanging fruit)”이라며 “그들이 어떻게든지 역외 헤지펀드와 관련이 있다면 거기에 미국인 투자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스 바커스 미 상원 재정위원회 위원장은 금융업체들이 해외 금융계좌에 송금을 할 경우 IRS에 보고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말락은 “바커스 위원장의 제안은 해외 계좌에 대한 정보를 초기에 얻을 수 있게 한다”며 이에 동조했다. ◆해외 정부에 압력 가할 듯= 미국 정부는 케이맨제도 등 조세피난처의 금융기관에 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를 넘기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말락은 “미 정부는 케이맨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헤지펀드를 규제할 수는 없지만 케이맨제도를 압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조세피난처에 있는 금융기관 계좌를 보유한 미국인이 탈세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미 정부가 세금을 징수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경제부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