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함과 자기개발만이 살아남는 길"업무 관련 산업ㆍ경제적 지식 꿰뚫는 전문가 돼야요즘 변호사업계는 변호사 수의 급증과 다가올 시장개방으로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급박한 현실에서 더욱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변호사 스스로 자신을 개발하지 않고, 변호사라는 자격에만 만족하고 안주해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업무상 외국의 변호사들과 상대할 일들이 많은데 그들을 보면서 놀라는 것은 바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법률 외적인 지식과 경험의 범위와 양 때문이다. 변호사이기 때문에 법이론밖에 모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들은 자기가 대리하는 의뢰인의 모든 것, 심지어 고도의 기술에 대한 내용까지 자기 자신의 지식으로 습득해 완전무장한 채로 나타난다. 계약협상에서건 국제분쟁 해결절차에서건 조금도 막힘이 없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변호사들도 그러한 치열함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이 맡긴 일을 하는 동안, 그 일과 관련된 산업적ㆍ경제적 지식들을 모두 꿰뚫고 있는 전천후 전문가가 돼야 한다. 바이오 관련 일을 할 때는 사전에 머리를 싸매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정뿐만 아니라 유럽의 유럽의약국(EMEA) 관련 사항도 미리 숙지하고, 신약의 개발과정에 대한 공부까지 미리 해둬야 한다. 유전개발 관련 일을 할 경우에는 광권부여부터 유전의 탐사나 시추까지의 과정을 사전에 공부해 계약협상에서 상대방에게 뒤지지 않아야 한다. 기술과 관련된 분쟁으로 국제소송이나 중재를 하게 될 경우,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 증인과 맞상대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의 최신 산업 동향까지 밤새 외워둬야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방 증인에게 끌려다니게 돼 재판을 망치게 된다. 예전에 자격증 계약과 관련된 중재사건을 다루면서 5일간 단 몇시간밖에 못자면서 반도체의 구성에 대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5일간 한 공부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최소한 5일간의 공부로 상대방 증인에게 자신을 반대신문하는 변호사가 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졌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일거리가 줄었다고,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라고 걱정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주어진 사건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준비하는 자신을 개발하는 변호사가 돼야 한다.지금의 시대는 변호사라는 자격에 취해 대충대충 업무를 처리하거나, 치열하게 노력할 줄 모르는 변호사들은 도저히 생존할 수 없는 냉정한 시대인 것이다.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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