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레 볼트의 1ℓ당 100㎞ 정말 가능할까

“주행거리, 도로여건, 운전습관에 따라 50km 미만도 안나올 수도”전문가들 회의적인 입장 견지도산위기까지 몰리며 최악의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를 구해낼 야심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보레 볼트.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존 가솔린 및 디젤 엔진 차량의 최고 연비 수준인 1ℓ당 10km수준을 훨씬 뛰어 넘어 20km~30km 수준을 유지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시보레 볼트는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비수준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놀랄만한 연비인 1ℓ당 100㎞를 내세우며 자동차업계 관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들 대부분 시보레 볼트의 연비수준에 혀를 내두른다. 아무리 하이브리드 차량이 기존 엔진의 연료 손실을 2차전지에 저장해 재사용 한다고 해도 1ℓ당 100㎞를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은 기적과도 같다는 지적이다. 현재 일반인이 구입이 가능한 즉, 도로주행이 가능한 상용화된 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 가장 연비가 높은 자동차는 도요타 프리우스다. 이 차는 1ℓ당 20km를 달릴 수 있다. 도요타는 수년에 걸쳐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하고 상용제품을 출시하면서 이 분야에서 적지 않은 노하우와 특허를 보유한 최고 수준을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자랑한다. 그런 도요타도 1ℓ로 고작 20km내외로 달릴 수 있는 차량을 개발했을 뿐이다. 반면 GM은 그동안 도요타, 혼다 등 일본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열중할 때 ‘나 홀로’ 전기자동차 개발에 매진해왔다. 하이브리드 차는 친환경 차로 옮기기 전 단계의 과도적인 자동차에 불고하다며 유해물질을 100% 배출하지 않는 전기 차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던 것.하지만 전기 차를 상용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자금이 여전히 투입돼야 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경영의 어려움을 겪은 GM으로선 대안이 필요했다. 또한 전기 차는 100%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기존 연료엔진을 함께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더 많은 2차 전지가 필요했고, 이들 전지에 대한 소량 및 소형화라는 기술적 진보가 뒷받침돼야 했다. 물론 LG화학 등 2차전지 제조업체의 제품 가격 인하도 이어져야 하는 난제들이 산적한 상태다. 그래서 GM은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로 급선회를 했고, 우여곡절 끝에 시보레 볼트가 나왔지만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자동차 업계의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볼트의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는 방식이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은 거리측정 단위를 km가 아닌 마일로 하는 등 측정단위의 편차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원 한관계자는 “시보레 볼트의 경우에도 연비가 230mpg에 이른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주행거리에 따라 연비는 달라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유는 시보레 볼트는 다른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초기 출발 때부터 전기모터와 기존 엔진을 번갈아 가며 쓰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량이 아니라 초기 출발 40마일까지는 순전히 ‘완충’된 배터리의 전력을 공급받은 모터로 운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적 같은 1ℓ당 100㎞대의 연비도 결국엔 밧데리의 충전여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고, 거리가 멀면 멀수록 연비는 나빠지는 데다, 충전도 제대로 하지 않았더면 연비는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자동차 산업연구소 한 관계자는 “볼트가 수차례 충전에 따른 전기사용량을 연비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 같다”며 “GM의 당초목표였던 전기 차가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림에 따라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급 선회하다보니 정말 변종(하이브리드) 차가 등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의 경우 낮과 밤의 전기 요금이 다르고, 전기 충전을 위한 인프라가 전무하다보니 볼트를 국내에서 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여기에 도로여건, 운전습관 등이 겹쳐지면 연비는 절반이하로 뚝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LPG용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놓았을 때 LPG유통 특수성 때문에 한국 시장에만 판매될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는데, GM의 볼트 역시 같은 운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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