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걱정이다."12일 기아자동차 2분기 기업설명회장에서 만난 IR담당 임원의 푸념이다. 그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구현한 실적이 발표되는 행사내내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일관했다. 그의 얼굴에는 전날 휴가를 마치기가 무섭게 부분파업에 돌입한 이 회사 노조의 처사에 대한 원망이 읽혀졌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6월말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19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스런 역사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6차례의 부분파업과 한 차례의 전면파업으로 7월말 현재까지 2만 1159대(약 3700억원)의 완성차 생산 차질을 빚은 가운데 이달말까지 주ㆍ야 4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갈 경우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뻔한 상황이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침체된 완성차 시장을 감안할때 무리 그 자체다. 주간연속 2교대제를 비롯해 생산량에 관계없이 월급제로 전환할 것, 기본급 5.5%인상과 생계유지비 20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파업은 기아차의 상승세에 급제동을 걸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포르테, 쏘울, 쏘렌토R 등 신차의 잇단 성공으로 내수시장 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32%에 도달했고,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도 전년 동기 보다 유일하게 상승하는 등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파업 생산 차질로 완성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판매량도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완성차 전문가들은 후진적인 노사관계가 가져올 만만찮은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구조조정 작업을 게을리할 경우 '제2의 쌍용차 사태'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전제로 한 완성차업계 모 관계자가 "도요타, GM 등이 올 상반기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마치고 하반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아차가 상반기 축배를 들었을 지 모르지만, 원ㆍ달러 환율 효과 등 우호적인 거시경제 변수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후진적인 노동생산성에 큰 개선이 없을 경우에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점은 되새겨 볼 일이다.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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