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계획과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가장 획기적인 3번째 방안 조차도 목표수준이 지나치게 낮아 국제사회로부터 호평 받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환경운동연합, 진보신당 등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전망치'(BAU) 대비 최대 30% 감축한다는 목표는 실질적으로는 2005년 대비 4% 감소에 불과하며 개도국 수준의 권고안을 충족하는 데 그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녹색성장위는 '외국은 우리나라가 감축의무국(선진국)으로 편입하거나 다른 개도국과 차별화되는 감축행동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발표함과 동시에 'EU가 개도국에 요구하는 BAU 대비 15~30% 감축 권고안을 충족했기 때문에 획기적이다'고 표현함으로서 자가당착의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교토의정서 협약에서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인정받아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에서 제외됐지만 2009년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 누적배출량 22위에 올라있다. 정부의 BAU 전망 또한 과도하게 부풀려져서 높은 감축치를 달성하는 것처럼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이다. 녹색성장위가 제시한 2020년 온실가스 8억1300만t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전망은 2005년 대비 2.1%씩의 증가율이다. 최근 국내 온실가스 배출 증가량은 1%내외로 완화 증가 또는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BAU 전망에서 에너지 증가율 1.6%를 적용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1.6% 증가율을 적용하면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4500만t이 된다"며 "에너지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 기여를 80% 정도로 적용한다 하더라도 이는 상당히 부풀려진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정부의 감축 의지와 국민들의 사회적인 합의가 더 큰 의미를 갖지만 이에 대한 방안은 제시하지 않은채 지나치게 기술에만 의존하고 있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보신당도 "정부가 제시안 감축안은 원전 증설, 첨단기술 제품 생산 등 성장 가속화 사업들로 가득할 뿐 산업계와 정부 그리고 국민이 감내해야 할 감축의 시나리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 9월에 가서야 대국민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은 이번 발표대로 밀어붙여 연말에 확정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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