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상반기 기준으로 올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7월에도 환율은 약세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경제를 주도할 수출기업들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평균 1373.84원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6월에는 1261.35원으로 8.2% 하락했다.수출기업들이 지난해 12월 100만 달러를 수출했을 때 13억7400만원 가량을 받았지만 올 6월에는 12억6100만원 정도만 받을 수 있어 수익이 1억1000만원이나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올 상반기 원ㆍ달러 하락률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65년 이 후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1988년과 동일한 수준이다.변동율면에서도 지난 44년간 상반기 기준으로 8% 이상 등락을 기록한 적은 지난해(+10.6%)와 1980년(+23.8%) 단 두 해에 불과했다. 특히 7월 들어서 원ㆍ달러 환율은 1240원대를 오르내리는 맥없는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 하반기 원ㆍ달러 환율 고공행진 덕에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선전하던 수출기업들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실제 수출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월(-4.1%)과 6월(-3.3%) 2개월 연속 하락했다.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출물가 하락은 환율영향을 많이 받았고 해외수요 부진 및 국내외 업체간의 경쟁에 따른 가격인하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기업경기조사(BSI)에서도 수출기업들의 어두운 현실은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수출기업들의 업황BSI는 5월 82, 6월 81, 그리고 7월에도 81로 게걸음을 하고 있다. 수출기업 생산BSI는 6월 89에서 7월에는 85로, 신규수주BSI 역시 전월 85에서 7월에는 81로 각각 4포인트씩 하락했다. 가동율BSI 역시 87에서 83으로 떨어졌다. 생산도, 신규수주도, 이에 따른 공장가동률도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문제는 올 하반기 우리 경제를 주도할 분야가 수출 이외에는 마땅히 없다는 데 있다.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 상반기 정부의 재정지출과 감세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하반기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진단했다.국내총생산 대비 수출 비중은 외환위기 이 후 꾸준히 증가해 이미 지난해 46%로 절반에 육박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수출이 흔들릴 경우 상반기 경기회복세를 하반기에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김 국장은 "3ㆍ4분기 성장률은 2ㆍ4분기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전망"이라며 "미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경기 호전에 따른 수출호조 지속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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